IM사업부 2조5000억 손실
2분기 매출액 약9.4% 증발
전량리콜 발빠른 후속대책
이미지 타격 최악상황 면해
폐기 아닌 리퍼폰 재활용
비용 손실 최소화 관측도
2분기 매출액 약9.4% 증발
전량리콜 발빠른 후속대책
이미지 타격 최악상황 면해
폐기 아닌 리퍼폰 재활용
비용 손실 최소화 관측도
'갤노트7 250만대 전량 리콜' 후폭풍
삼성전자가 지난 2일 갤럭시노트7 250만대를 '전량 리콜' 조치하기로 하면서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량 신제품 교체라는 통큰 조치로 논란은 조기에 진화했지만,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 판매 공백으로 조기 출시 효과 '물거품'= 당장 경쟁사들이 이주 신제품 출시를 줄줄이 앞둔 상황에서, 삼성은 상당기간 제품 판매 공백이 예상돼 경쟁 '실탄'을 잃어버리게 됐다. 최대 경쟁제품인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이 오는 7일(미국시간)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LG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20'도 7일(한국시간)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 공개, 판매를 본격화한다.
삼성전자가 경쟁사 신제품에 정상적으로 대응하기까지 적어도 1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출고된 250만대 제품부터 신제품으로 우선 교환해 준 후에야 정상적인 판매가 재개될 전망이다. 삼성은 소비자에게 판매된 약 150만대의 교환 제품 준비에 약 2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개국에 이미 출고된 250만대 전량을 대응하려면 정상적인 판매 재개는 9월을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애플 신제품은 공개 후 9월 중순경부터 당장 세계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이 겨냥했던 '조기출시' 효과도 사실상 물거품이 된 셈이다.
특히 삼성은 올 상반기 애플과 경쟁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격차를 벌려 놨지만, 다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은 각각 21.4%, 11.2%로 10.2%포인트의 점유율 차이를 보이며, 전년 같은 기간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 7.7%포인트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이같은 점유율 격차는 다시 좁혀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IM사업부 하반기 실적 타격 '촉각'= 올 상반기 2014년 이후 최대 수준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부문의 실적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당장 250만대 전량 신제품 교체로 인해 막대한 비용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2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리콜 비용과 관련해 "비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마음이 아플 정도의 큰 금액"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250만대 전량 리콜 비용이 1조원~1조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의 출고가가 100만원에 육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매출 손실은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 2분기 IM부문 매출액(26조5600억원)의 약 9.4%가 증발한 셈이다.
다만, 회수된 갤노트7은 '중고폰(리퍼폰)'으로 활용해 비용 손실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 자체 문제가 아닌 배터리만 교체하면 해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삼성이 회수된 제품을 전량 폐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이 내년 상반기부터 '중고폰' 사업을 본격화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이번에 회수된 갤노트7도 이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갤노트7 사태는 삼성이 최고급형으로 내세운 제품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는 점에서 비용으로 산출할 수 없을 만큼의 큰 위기로 꼽힌다. 다만, 삼성은 전량 신제품 교체라는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이례적인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으면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갤노트7 리콜 사태는 지난 1995년 삼성전자의 '애니콜 화형식'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소비자 후속 조치로 기록될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 1995년 애니콜 휴대전화의 불량률이 10%를 넘어가자 당시 500억원 상당의 15만대 제품을 불태운 바 있다. 이후에도 애니콜 화형식은 삼성전자의 '품질경영'을 상징하는 일화로 언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갤노트7의 파격적인 리콜 조치로 품질로 성장해온 삼성의 기존 이미지를 지키게 됐다"며 "품질 최우선을 다시 되새기는 계기로 삼아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갤노트7의 교환 기한을 내년 3월로 잠정 결정하고 추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 서비스센터도 지난 3일부터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가 방문하는 소비자에게 갤노트7의 배터리 이상 여부를 점검해주고 있다.
박세정기자 sj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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