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글로벌네트워크 통해
해외 경쟁기업 정보 심층 분석
44개 중기에 150여개 아이템
사업화 성공 '매출효자' 역할
해외 경쟁기업 정보 심층 분석
44개 중기에 150여개 아이템
사업화 성공 '매출효자' 역할
KISTI, 유망 아이템 발굴 지원사업
지난 7월 코넥스 시장을 거쳐 코스닥에 이전 상장한 바이오 신약기업인 바이오리더스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설립 10년을 지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지 못해 매출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3년 만에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바이오리더스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유망아이템 발굴지원사업'에 문을 두드렸다. 이 사업을 통해 전문가를 활용한 바이오 기술, 시장, 환경, 기업 등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영역의 신약연구에 나설 수 있었고 동시에 글로벌 진출 전략도 마련했다. 성과가 이어지며 여러 벤처캐피털로부터 40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아 중견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갖췄다.
반도체 검사장비 전문기업인 인텍플러스는 1995년 설립 이후 2D·3D 비전검사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반도체 생산 물량의 70% 이상을 검사할 정도로 독보적인 반도체 외관 검사기업으로 성장했다. 자체 개발한 장비는 높은 검출 능력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기술 주기가 짧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새로운 기술과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야 하는 부담감이 컸다. 미래 유망 사업아이템을 찾기 위해 고가의 컨설팅을 수차례 받기도 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KISTI 유망아이템 발굴지원사업을 통해 고민을 해결했다. KISTI에서 받은 심층 정보와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자체 기술을 토대로 LED 패키지와 태양광 외관검사 장비 시장에 진출했다. 신사업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려 2011년 코스닥에 상장했고, 매출도 2009년 161억원에서 2013년 33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라"=국내외 경기침체와 저성장 기조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이 돼 줄 미래 유망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기란 더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설령 유망 기술과 아이템을 확보했더라도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 대기업에 비해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중소기업에 단순한 자금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기업의 단계별 성장에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생태계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수많은 중소기업이 다시 도약하려면 기업 상황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 더욱이 요즘처럼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체계적인 데이터와 정보를 수집·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얻은 미래 유망 아이템은 기업에 미래 성장의 초석과도 같다.
◇중소기업 성장의 샘물이 되는 '정보'=KISTI는 설립 이후 축적해 온 방대한 지식정보 인프라와 산학연 전문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각종 기술, 시장, 산업 관련 정보와 국내 각 분야 전문가를 활용한 현장조사를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망아이템 발굴지원사업'은 기업이 앞으로 무엇을 먹고 살지를 구체적으로 가이드해 준다는 점에서 높은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KISTI는 기술·시장 분석을 토대로 기업 수요에 맞게 향후 5년 내 사업화가 가능한 신규 아이템을 발굴·제공한다.
이를 위해 기업의 내외부 환경분석을 통해 유망산업 분야를 발굴하고, 그 가운데 성공 가능성이 높은 유망 사업화 아이템을 제시한다. 이런 발굴 시스템은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의 '신규 유망기술·신사업 발굴 과정' 과목에 적용돼 중소기업 연구소의 교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업 성과도 돋보인다. KISTI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사업에 참여한 44개 중소기업에 150여 개 유망아이템을 발굴·제공했다. 그중 15개 기업은 도출된 아이템을 활용해 사업화에 성공을 거둬 1000억원 이상의 신규 매출을 얻었다. 사업에 참여한 대기업을 포함하면 약 52%가 발굴된 아이템으로 사업화를 추진해 6500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등 가시적 성과를 냈다. KISTI는 매년 '미래유망기술 세미나'를 열어 중소기업을 위한 유망 사업 아이템을 제시하고 있다.
최윤정 KISTI 사업기회분석실장은 "유망아이템 발굴지원사업을 더욱 확대해 국내 중소기업이 시의적절한 아이템을 자체 모니터링하는 유용한 툴로 활용할 수 있게 도울 계획"이라며 "이런 지식베이스 구축과 중소기업 지원 방법론 및 시스템 인프라는 중소기업의 사업화를 돕는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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