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6개 차량 모델 중 중위권
볼보·BMW 등 낙제수준 망신
국내 의무화 앞두고 결과 주목
볼보·BMW 등 낙제수준 망신
국내 의무화 앞두고 결과 주목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비상 시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긴급제동장치(AEB)를 미국과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도 의무화할 예정인 가운데, 기아자동차가 유럽에서 시행한 한 시험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보와 BMW 등 유럽차들은 낙제점을 받아 체면을 구겼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최대 자동차 클럽 아데아체(ADAC)는 최근 기아차 K5를 비롯해 아우디 A4, 스바루 아웃백,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볼보 V60, BMW 3시리즈 등 D세그먼트(중형차급) 모델 6개 차종을 대상으로 AEB 작동 여부를 시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험은 여섯 가지 상황별로 이뤄졌다. 성인과 유아, 자전거 등 보행자 구분과 낮과 밤 등 환경 구분에 따라 센서가 얼마나 민감하게 작동하는지를 시험했고, 완벽한 정도에 따라 백분율로 표시했다.
그 결과 아우디 A4는 유일하게 모든 시험에서 센서가 작동했다. 스바루 아웃백은 자전거에 대한 대응력만 0%로 실패했을 뿐 3개 부문에서 100%를 받는 등 대다수 시험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스바루 아웃백은 조명이 확보되지 않은 밤에 어두운 옷을 입고 있는 보행자를 대상으로 유일하게 100% 작동해 눈길을 끌었다.
기아차 K5는 사각지대의 어린이 보행자를 대상으로 54%의 반응력으로 2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3위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다. 가장 다양한 감지 센서를 구성한 벤츠 C-클래스가 뒤를 이었다.
볼보는 유일하게 3개 부문에서 0%를 기록했고, 움직이는 더미를 아예 인식하지 못한 경우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BMW 3시리즈는 최고 높은 반응력이 차도를 따라 걷는 성인에 대한 38%를 기록했을 뿐, 모든 시험에서 낙제점을 받으며 사실상 AEB가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 따르면 AEB를 기본으로 갖출 경우 후방 추돌사고가 40% 감소하고, 연간 교통사고 발생이 20% 줄어든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지난해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 중인 20여개 제조사와 오는 2022년까지 AEB를 의무 장착하기로 합의했다. 국내 제조사의 경우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3개사는 현재 AEB를 탑재한 차량이 거의 없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 주요 안전도 시험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지표로 볼 수 있다"며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완성차에 적용 중인 안전사양에 대한 개선이 완벽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