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수 KISTI 창조경제타운 운영센터장
![[포럼] `게이미피케이션`이 성공 스토리 만든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9/2016092302102251607002[1].jpg "[포럼] `게이미피케이션`이 성공 스토리 만든다")
커피전문점에서 음료를 사면 쿠폰에 도장을 찍어준다. 보통 10개의 도장을 모으면 음료를 무료로 먹을 수 있는데, 이 도장을 빨리 모으기 위해서 일부러 여러 명의 지인들과 함께 음료를 마시러 가기도 한다. 이 단순한 커피전문점 쿠폰에 바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원리가 담겨져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게임이 아닌 분야에 성취, 레벨, 보상 등 게임의 메커니즘을 적용하여 이용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뜻한다. 주로 어떤 행동을 하면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재미와 함께 성취욕 및 경쟁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아울러 동기부여 요소를 만들어 대상이 내가 원하는 행동을 자발적으로 취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게이미피케이션 개념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이미피케이션 서밋(Gamification Summit)"에서이다. 당시 시장조사업체인 M2 리서치는 2016년 게이미피케이션 시장 규모가 28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데, 이는 2011년 기준 시장 규모를 1억 달러로 추정한 것에 비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실제로 2016년인 현재 교육, 마케팅 등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한 곳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유명한 스포츠 브랜드에서 실시한 'Bid your Sweat' 캠페인이 있다. 이 캠페인에서는 운동화와 스마트폰 앱을 연동시켜 실제 운동량과 운동 거리 등을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측정된 데이터는 앱에 기록하여 트로피 및 가상화폐라는 보상을 주며 이를 통해 나이키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한 다른 사람과의 운동거리, 횟수 등으로 순위를 표시하여 경쟁 심리를 자극시켜 보다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캠페인이 진행된 2주 동안 관련 페이스북을 통해 캠페인 페이지에 2만5000여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이 캠페인을 검색한 수가 3만2500건이나 증가했다고 한다. 나이키의 'Bid your Sweat' 캠페인은 보상, 경쟁심리 등 게임적인 요소를 적절히 적용해 성공적으로 이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어린이 대상 코딩 교육에도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 복잡한 코딩 작업을 쉽고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블록으로 만들어 조합을 시키거나 캐릭터를 활용하여 이목을 끄는 등 놀이를 통해 코딩에 대해서 배우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거나 친구와 코딩 경쟁을 하는 등 경쟁 심리를 자극시켜 아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게 된다.
또한 공공 서비스에도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될 수 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에 가면 스피드 로또 교통안전표지판을 볼 수 있다. 이 표지판은 자동차의 주행 속도와 속도위반 여부를 알려주는 표지판으로 과속 차량의 속도위반 벌금을 모아서 교통법규를 잘 지킨 운전자에게 당첨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과속을 하여 발생하는 교통사고도 줄이게 되고 잘 지킨 운전자들에게 당첨금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선사하게 된다. 이 사례 역시 동기부여와 보상이 적절하게 이뤄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공공규칙을 잘 지키게 만든 사례로 게임적인 요소가 공익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아이디어 평가 및 멘토링을 하는 서비스에도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될 수 있다. 국민의 아이디어가 멘토링을 통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창조경제타운에서는 게임 메커니즘을 적용한 온라인 멘토링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가상화폐를 이용해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아이디어에 대해 평가를 하게 된다. 또한 멘토들은 서로의 멘토링에 대해 평가를 하도록 하여 멘토 간의 경쟁심리도 자극하고, 이 과정에서 적절하게 보상 체계를 조화시켜 보다 재미있게 멘토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재미, 보상, 경쟁과 같은 게임적인 요소가 공익 캠페인, 마케팅, 교육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게이피케이션에 대한 개념을 잘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금전적인 유인책이 아닌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해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해본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