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금으론 시스템구축도 빠듯
대출 등 본격 은행업무 역부족
지분제한 규제에 막힌 대기업
추가 자본금 출자한도 걸리고
중소주주는 수십억 자금 '부담'
대출 등 본격 은행업무 역부족
지분제한 규제에 막힌 대기업
추가 자본금 출자한도 걸리고
중소주주는 수십억 자금 '부담'
■ 인터넷은행 자본확충 `비상`
(상) 연내 출범 문제없나
연내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출 등 제대로 된 은행 본연의 업무를 하려면 출범 직후 65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추가 확충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에 막혀 주주로 참여한 중소 벤처기업들까지 자본 출자에 나서야 해 난관이 예상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케이뱅크 준비법인(이하 K뱅크)과 한국카카오은행 준비법인(이하 카카오뱅크)은 출범 이후 곧바로 자금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9월 30일 본인가를 신청한 K뱅크의 경우 약 2500억원 가량의 자본확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까지 4000억원 가량의 자금확충을 꾀하고 있다.
현재 각 법인이 출자한 자금은 은행영업을 위한 기본 IT 시스템 구축 및 인력 고용, 각종 인프라 마련을 위해 사용하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막상 은행업을 시작하고 나면 대출 등에 활용할 추가 자본금이 필요한데, 이 규모가 초기 출자금의 100%를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권 전문가는 "K뱅크나 카카오뱅크 모두 본인가를 성공적으로 받고 영업을 개시한다 하더라도 당장 대출을 해 줄 자본금과 예금지불준비금 등으로 추가 자본확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그 규모가 K뱅크의 경우 출자금에 준하는 2500억원, 카카오뱅크는 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자본 확충을 하려면 유상증자나 주주의 출자가 있어야 하는데, 각 준비법인의 주요 주주들이 각 지분율만큼 자본을 무리없이 출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훈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도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회사나 대기업도 있지만 중견중소규모 벤처기업도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자본 출자를 할 경우 중소 주주들도 지분율에 따라 현금 출자를 해야 하는데 자금 동원이 원활할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 은행법은 금융회사 주주의 의결권을 업무 형태에 따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주주가 비금융주력자(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업이 아닌 업종을 운영하는 회사)일 경우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4%까지만, 기타 지분은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이른바 '은산분리 규제'다.
K뱅크의 경우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 금융회사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기는 하나, 기업 명칭에서 보듯 가장 큰 의지를 갖고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대주주는 통신회사 KT다. 카카오뱅크 역시 금융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4%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이기는 하지만 카카오가 주력 사업자라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융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투)가 54%, 카카오가 10%, KB국민은행이 10%의 지분을 각각 보유했다. 4000억원을 확충할 경우 한투는 2160억원의 자본금을, 카카오와 KB국민은행은 400억원을 납입하면 된다. 문제는 카카오뱅크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이다. 게임회사 넷마블게임즈와 근거리무선통신기술(NFC) 기반 결제기술을 보유한 핀테크업체 코나아니는 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도 2%의 지분을 보유했다. 이들은 각각 160억원과 80억원을 납입해야 한다. 별도의 사내 유보금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벤처업체 입장에서는 상당한 자금부담이다.
K뱅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그나마 카카오뱅크의 경우 한투가 54%의 지분을 확보해 자본확충 부담이 적지만 K뱅크는 21개 주주가 모두 10% 이하의 지분을 갖고 있고 벤처기업 참여율이 높아 각 주주의 자본확충 부담이 더 크다.
K뱅크 주주 중에는 KT가 8%,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이 1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나 그 밖에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중견 결제업체와 얍컴퍼니, 뱅크웨어글로벌, 인포바인, 이지웰페어, 브리지텍 등 벤처 핀테크 업체와 에잇퍼센트, 민앤지, 스마일게이트 등 스타트업까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사실상 주력 사업자인 KT는 2500억원의 자본확충 시 출자금을 더 내고 싶어도 지분 제한으로 인해 200억원밖에 낼 수 없다. 반면 벤처업체와 스타트업 주주들은 카카오뱅크의 예스24처럼 2%만 확보했다 하더라도 50억원의 자본을 내야 한다.
금융권 전문가는 "예스24나 코나아이, 에잇퍼센트 같은 벤처기업의 경우 자본확충 시 과연 해당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우려될 정도로 부담이 적지 않은 금액"이라면서 "설령 이들이 '사운'을 걸고 자본확충에 참여하더라도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전체 극히 일부에 불과해 자본 확충에 참여할 동인이 상당히 떨어지고, 최악의 경우 주주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상) 연내 출범 문제없나
연내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출 등 제대로 된 은행 본연의 업무를 하려면 출범 직후 65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추가 확충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에 막혀 주주로 참여한 중소 벤처기업들까지 자본 출자에 나서야 해 난관이 예상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케이뱅크 준비법인(이하 K뱅크)과 한국카카오은행 준비법인(이하 카카오뱅크)은 출범 이후 곧바로 자금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9월 30일 본인가를 신청한 K뱅크의 경우 약 2500억원 가량의 자본확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까지 4000억원 가량의 자금확충을 꾀하고 있다.
현재 각 법인이 출자한 자금은 은행영업을 위한 기본 IT 시스템 구축 및 인력 고용, 각종 인프라 마련을 위해 사용하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막상 은행업을 시작하고 나면 대출 등에 활용할 추가 자본금이 필요한데, 이 규모가 초기 출자금의 100%를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권 전문가는 "K뱅크나 카카오뱅크 모두 본인가를 성공적으로 받고 영업을 개시한다 하더라도 당장 대출을 해 줄 자본금과 예금지불준비금 등으로 추가 자본확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그 규모가 K뱅크의 경우 출자금에 준하는 2500억원, 카카오뱅크는 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자본 확충을 하려면 유상증자나 주주의 출자가 있어야 하는데, 각 준비법인의 주요 주주들이 각 지분율만큼 자본을 무리없이 출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훈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도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회사나 대기업도 있지만 중견중소규모 벤처기업도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자본 출자를 할 경우 중소 주주들도 지분율에 따라 현금 출자를 해야 하는데 자금 동원이 원활할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 은행법은 금융회사 주주의 의결권을 업무 형태에 따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주주가 비금융주력자(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업이 아닌 업종을 운영하는 회사)일 경우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4%까지만, 기타 지분은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이른바 '은산분리 규제'다.
K뱅크의 경우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 금융회사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기는 하나, 기업 명칭에서 보듯 가장 큰 의지를 갖고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대주주는 통신회사 KT다. 카카오뱅크 역시 금융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4%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이기는 하지만 카카오가 주력 사업자라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융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투)가 54%, 카카오가 10%, KB국민은행이 10%의 지분을 각각 보유했다. 4000억원을 확충할 경우 한투는 2160억원의 자본금을, 카카오와 KB국민은행은 400억원을 납입하면 된다. 문제는 카카오뱅크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이다. 게임회사 넷마블게임즈와 근거리무선통신기술(NFC) 기반 결제기술을 보유한 핀테크업체 코나아니는 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도 2%의 지분을 보유했다. 이들은 각각 160억원과 80억원을 납입해야 한다. 별도의 사내 유보금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벤처업체 입장에서는 상당한 자금부담이다.
K뱅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그나마 카카오뱅크의 경우 한투가 54%의 지분을 확보해 자본확충 부담이 적지만 K뱅크는 21개 주주가 모두 10% 이하의 지분을 갖고 있고 벤처기업 참여율이 높아 각 주주의 자본확충 부담이 더 크다.
K뱅크 주주 중에는 KT가 8%,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이 1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나 그 밖에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중견 결제업체와 얍컴퍼니, 뱅크웨어글로벌, 인포바인, 이지웰페어, 브리지텍 등 벤처 핀테크 업체와 에잇퍼센트, 민앤지, 스마일게이트 등 스타트업까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사실상 주력 사업자인 KT는 2500억원의 자본확충 시 출자금을 더 내고 싶어도 지분 제한으로 인해 200억원밖에 낼 수 없다. 반면 벤처업체와 스타트업 주주들은 카카오뱅크의 예스24처럼 2%만 확보했다 하더라도 50억원의 자본을 내야 한다.
금융권 전문가는 "예스24나 코나아이, 에잇퍼센트 같은 벤처기업의 경우 자본확충 시 과연 해당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우려될 정도로 부담이 적지 않은 금액"이라면서 "설령 이들이 '사운'을 걸고 자본확충에 참여하더라도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전체 극히 일부에 불과해 자본 확충에 참여할 동인이 상당히 떨어지고, 최악의 경우 주주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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