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에
수십만원대 현금·판촉물 지급
'유령 회원' 부풀리기 수법까지
금감원 적발 건수 매년 증가세
수십만원대 현금·판촉물 지급
'유령 회원' 부풀리기 수법까지
금감원 적발 건수 매년 증가세
"카드 하나 하세요. 두장(20만원) 드릴께."
직장인 A씨는 최근 경기도 파주 롯데아울렛쇼핑몰을 방문했다가 롯데카드를 만들면 2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A씨는 굳이 새로 카드를 발급받을 이유가 없어 거절했지만 쇼핑몰 거리에 설치된 카드모집 부스에는 사람들이 북적였다.
또 다른 직장인 B씨는 최근 상암동 DMC페스티벌 행사장을 가족과 함께 찾았는데, 신한카드 가입 권유를 받았다. 사은품으로는 최신 '드론'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주부 C씨는 집 근처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삼성카드에서 8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추가 사은품을 주겠다며 카드를 가입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수십만원대의 현금을 지급하거나 과잉 판촉물을 지급하는 카드회원 모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령 회원으로 카드를 발급하는 등 불법 회원 부풀리기 수법도 등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경쟁 심화로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특히 올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더 나빠졌다"며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이용자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카드사 불법 카드회원 모집 관련 연도별 민원 및 적발 현황'에 따르면 카드회원 불법 모집 민원이 2013년 117건에서 2014년 405건, 지난해 146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9월까지 101건이 접수돼 올해도 민원 신청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 중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불법 카드회원 모집이 실제 적발된 건수도 2013년 22건에서 2014년 32건, 2015년 45건으로 지속 증가했다.
올해는 제재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실제 적발건수가 확인되지 않지만 여신금융협회가 불법 카드회원 모집에 대한 신고 포상금을 지급한 건수가 상반기에만 91건에 이르고 있어 불법 카드회원 모집 적발 건수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2014년 민원 신청이 급증한 데는 불법모집 신고 포상금이 건당 10만~20만원에서 2014년에 50만~100만원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불법 카드회원 모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카드사들의 불법 카드회원 모집은 원하지 않는 카드 발급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 이용자 피해로 직결된다"며 "금융당국은 카드사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불법 모집이 증가하는 카드사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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