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차 98만대 자료 실험결과
실연비 평균 42% 높게 나와
공인연비 재정비 필요성 대두
실연비 평균 42% 높게 나와
공인연비 재정비 필요성 대두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소비자가 카탈로그를 통해 접하는 공인연비와 실제 주행연비 사이의 격차가 최대 50% 이상 벌어진다는 지적이 유럽에서 나왔다.
이는 곧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조작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 지적이어서 관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청정운송위원회(ICCT)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럽에서 갈수록 제조사의 공인연비와 실제 주행연비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ICCT는 이번에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출시한 유럽 내 자동차 약 98만대의 자료를 바탕으로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 실연비가 유럽 공인연비와 비교해 평균 42%나 높게 나왔다.
메르세데스-벤츠가 53%로 실연비가 카탈로그상 공인연비에 비해 수치가 높았고, 실연비가 40% 이상 높은 아우디와 BMW가 뒤를 이었다.
벤츠는 작년에도 2년 연속 연비를 과장해 발표했다는 지적을 같은 단체를 통해 받은 바 있다. 작년의 경우 벤츠는 48% 초과한 실연비를 기록했고, 신형 A·C·E-클래스는 50%를 초과했다.
ICCT가 계속해서 진행 중인 이 실험의 초점은 연료 소비와 함께 이산화탄소 배출에 맞춰져 있다.
이산화탄소는 폭스바겐 사태 당시 문제가 됐던 질소산화물과 함께 최근 전 세계적으로 규제 강화의 대상이 되고 있는 배출가스다.
보고서를 작성한 단체의 한 관계자는 "대기 오염 검사처럼 차량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측정을 위한 유럽 검사제도의 신뢰가 추락했다"며 "폭스바겐 배출 사기 조작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공인연비와 실연비 차이로 인한 운전자의 추가 연료비 부담은 연간 450유로(약 5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질소산화물과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를 통한 연비 측정법 역시 실도로테스트(RDE)를 이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공인연비 테스트를 감시할 수 있는 독립적 활동을 보장하는 동시에 제조사와 연비 실험 기관 사이의 재정적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ICCT는 주장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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