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채 오드원게임즈 대표
![[DT광장] 게임 학습기능 주목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612/2016122602102351607001[1].jpg "[DT광장] 게임 학습기능 주목해야")
라프 코스터는 '재미 이론(2005)'이라는 저서에서 학습과 게임이 근본적으로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게임은 일종의 패턴이자 살면서 만나는 다른 모든 것처럼 풀어야할 퍼즐이며, 학습도 마찬가지 과정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원리를 여러 현실문제 해결에 접목한다면 게임의 놀이성과 기능성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목적으로 만든 게임이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이다. 그리고 기능성 게임은 전통적인 학습 방식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보여준다.
게임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기존 학습도구와는 달리 쌍방향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게임은 플레이어의 판단이나 행동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 지를 개인별로 피드백 해준다. 이를 활용하면 개인에 맞게 수준별, 단계별 학습이 가능하다. 자동차 운전 연습 게임인 'CITY CAR DRIVING'은 운전의 이론을 익히는 것을 넘어 가상이지만 직접 운전해볼 수 있고, 다칠 걱정 없이 사고 상황도 경험해 볼 수 있다. 비용도 저렴하다. 그래서 몇몇 운전면허 학원은 요즘 운전 실기 연습을 운전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진행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게임으로 더 즐겁게 공부할 수도 있다. 뉴욕시 콜롬비아 예비학교 컴퓨터 교사 조엘 레빈은 '마인크래프트 에듀'라는 변형게임(MOD)을 수업 교재로 활용하고 있다. 게임 안에서 동물과 식물을 만들어 그 세포를 관찰하거나, 산을 직접 만들고 등고선을 그리면서 지리학을 가르치는 등 생물학 물리학 화학 지리학 등의 다양한 과목에 게임을 사용한다. 이를 활용해본 70% 이상의 교사는 아이들이 이전보다 더 수업에 집중한다고 말한다.
또 학습의 성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보통 학습 성과를 확인하려면 길게는 몇 달 뒤 시험을 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을 통해 각 단계를 통과하면 바로 피드백돼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그러면 성취감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학습 방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닌텐도 '두뇌 트레이닝' 시리즈의 뇌 단련 프로그램은 플레이할 때마다 사용자의 뇌 연령이 결과로 표시된다. 이러한 즉각적인 피드백은 학습 의욕을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가상현실(VR) 기기는 기능성 게임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기기(VR HMD)와 동작 인식 컨트롤러를 활용하면 마치 그 공간에 직접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낀다. 지난 3월 삼성전자는 이런 가상현실의 장점을 활용하여 '두려움을 없애자'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고소공포증, 대중연설 공포증 같은 환경을 가상현실로 구현해 사용자들이 공포증을 극복하도록 도왔다.
예전에는 게임을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그들의 활용방법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기성세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이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게임을 즐기게 됐다. 게임은 더 이상 젊은이만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기능성 게임은 모든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게임의 본질은 재미이고 그것이 게임의 존재 이유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게임에는 재미 이상의 무한한 가능성이 숨어 있다. 따라서 게임을 아이들과 청소년들만의 놀이 도구로 치부하지 말고 게임의 여러 장점을 지혜롭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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