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고혈압·당뇨병·운동부족이 위험요인
다리·엉덩이에 통증·경련 있다면 검사받아야
다리·엉덩이에 통증·경련 있다면 검사받아야
말초혈관질환은 노인에게서 흔히 발생하며, 국내 70세 이상 10명 중 2명꼴로 이 질환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의 질환이 흔해짐에 따라 말초혈관질환의 국내 유병률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 질환의 가장 흔한 증상은 엉덩이·다리의 통증과 경련이다. 다리, 발, 발가락 등의 감각이 둔해지며 오래 걸었을 때처럼 다리에 피로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운동할 때 심해지고 휴식할 때는 호전되는 특징을 보인다. 만약 동맥이 심각하게 좁아졌다면 운동을 하지 않을 때도 이런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발등에 있는 혈관의 맥이 잘 잡히지 않고, 발이 차가워진다. 또 아주 짧은 거리도 걸을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수반된다.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고 괴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말초혈관질환이 당장 환자의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환자에게는 다리 절단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이 질환은 당뇨발 궤양을 발생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당뇨병과 관련된 다리 절단의 약 85%에서 발궤양이 먼저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발궤양 유병률은 4~10% 정도다.
말초혈관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진단법으로는 팔과 발목의 혈압 차이를 비교하는 ABI(Ankle-Brachial Index, 발목상완지수) 검사 외에 초음파,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이 있다. 이중 많이 이용되는 CT는 전체 혈관의 상태를 잘 관찰할 수 있는 검사법으로 꼽힌다.
말초혈관질환의 치료법으로는 증상 및 조기 발견 여부에 따라 위험요인 교정, 운동 프로그램, 투약, 혈관성형술 등이 적용된다. 조기에만 발견한다면 약물과 위험요인 교정 등의 방법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혈관이 막힌 정도가 심하다면 혈관성형술이 필요하다. 혈관성형술은 좁아진 동맥에 우회로를 만들어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이 시술은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방법이 있는데, 증상이 심각하거나 지속적으로 악화할 때, 휴식 중에도 다리 통증이 있을 때 주로 시행한다.
가장 흔한 비수술적 방법은 경피적혈관성형술이다. 카테터를 좁아진 혈관에 넣고 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넓히는 방법이다. 때때로 풍선으로 혈관을 넓힌 후 그것을 지지하기 위해 '스텐트'라고 불리는 금속 삽입물을 넣기도 한다.
전두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흡연,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고혈압, 당뇨병, 운동 부족 등이 말초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에 속한다"면서 "만약 다리·엉덩이에서 통증과 경련, 시린 증상이 느껴진다면 먼저 혈관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