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경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 연구원
![[빅데이터 인사이트] `주사 아줌마` 들어갑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1/2017011302102251607002[1].jpg "[빅데이터 인사이트] `주사 아줌마` 들어갑니다")
빅데이터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 전 영역에서 우리사회에 가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며 정보산업화를 견인하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사회의 면면을 빅데이터(Big Data)를 통해 살펴보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어떠한 분야에, 어느 정도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과 의견은 어떠한지를 소개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본 고에서 활용하는 자료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네이버 핫토픽 키워드'다. 이슈 키워드를 통해 한국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해본다.
끝과 시작, 그 순간의 모습.지난 2주간(2016.12.26~2017.1.8)의 네이버 핫토픽 키워드(총 140개)를 분석해보면, 정치 분야의 키워드는 전체 키워드 중 39.3%(55개)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치 분야 키워드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내용이 대다수였다. '최순실 구치소 청문회', '최순실 강제구인법 직권상정', '최순실 이복오빠' 등 해당 사태의 핵심적 장본인 중 하나인 최순실에 관한 내용들이 기간 내내 상위권 순위를 점하고 있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주사 아줌마', '정유라 덴마크서 체포' 등 관련 이슈들도 연이어 쏟아졌다. 2017년에 들어서며 '특검 최순실 새 혐의 포착'으로, 또 다른 국면이 펼쳐지자 국민들의 관심, 그리고 탄식이 이어졌다. 이 외에도 대선 후보로서의 출마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관련 이슈도 세간의 관심을 끌었고, 개혁보수신당이 당명을 '바른정당으로 확정'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쓴 비판이 담긴 풍자가 이어지기도 했다.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문화연예로 전체 27.1%(38개)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팝스타 '조지 마이클'과 '스타워즈 레아 공주 캐리 피셔'의 사망 관련 뉴스들이 관심을 끌었고,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각종 연예분야 시상식과 관련한 키워드들도 언급되는 경향을 보였다. '2016 SBS 연기대상' 진행을 맡은 이휘재의 진행 논란으로 '이휘재 사과' 키워드가 이틀 동안 핫토픽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나 예년에 비해 연말 시상식 수상자들에 대한 관심은 낮은 편이었다. 한편, 'MBC 연예대상 유재석' 키워드는 '박사모 유재석 대상 소감 비난' 키워드와 동반 언급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사회 분야의 키워드는 전체 중 26.4%(37개)로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12월 5주차에는 '자로 세월X', '세월호 잠수함 충돌설' 등의 키워드가 오랜 시간 상위 순위를 점했다. 스스로를 네티즌 수사대라고 밝힌, 온라인 논객 자로가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제기한 잠수함 충돌 의혹이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그가 공개한 다큐멘터리영상에 대한 관심, 해석뿐 아니라 파생 자료들을 생산하는 등의 과정들도 잇따랐다. 이와 관련된 의혹들이 온라인 상에서 연달아 확산되면서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다시 한 번 증폭되는 계기를 만든 이슈였다. 2주 간 지속적인 관심을 받은 위안부 합의 관련 '부산 소녀상'과 '아베 10억엔 냈다' 키워드를 통해서는 국민적 공분이 분출됐고, 가습기 살균제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해 낸 옥시 사태와 관련한 '존 리 무죄', '신현우 징역 7년' 키워드가 주목을 받으며 관련 사건이 재점화되는 양상도 보였다.
'이스탄불 클럽서 총격 테러' 및 '플로리다 공항서 총격' 사건 등의 해외 이슈 및 '트럼프 푸틴' 회동, '오바마 미국민에 고별사' 등 세계 정치 관련 키워드도 2.9%(4개)를 차지했다. 경제와 스포츠 분야는 각 3개(각 2.1%)의 키워드가 있었다.
최근 2주간의 이슈 키워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정치/사회 이슈의 타 분야 이슈로의 전이 또는 정치/사회 이슈가 현재 우리 사회 면면에 침투, 지배하고 있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유재석의 연예대상 소감과 박사모의 비난, 이어지는 박사모에 대한 비난과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의 연결고리에서 쉽게 확인되는 예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 이후 발발한 'LG그룹의 전경련 탈퇴' 이슈도 정치 분야와 연관성이 짙은 경제 분야 이슈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대한민국. 그래서였을까, 빅데이터가 보여준 어제와 오늘의 모습은 바로 '박근혜 퇴진'이었다.
씁쓸하게도 '박근혜 퇴진'은 2016년 12월 31일과 2017년 1월 1일, 연이어 이틀 동안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였고 한 해의 끝과 시작의 순간에서 우리 사회를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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