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3조원 규모로 커질듯
국내는 개인정보 유출에 한정
보장범위 등 초보단계 머물러
용어·보상범위 등 표준화해야
국내는 개인정보 유출에 한정
보장범위 등 초보단계 머물러
용어·보상범위 등 표준화해야
세계적으로 기술 발전과 해킹 증가 등으로 사이버 위험이 커지며 이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사이버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세계 사이버보험 시장은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업계의 인식과 준비 부족 등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분석이다. 보험사 알리안츠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사이버보험 시장 규모는 25억달러(2조9000억원)로 추산되며 오는 2025년까지 200억달러(23조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2015년 9월 신용정보법을 개정해 기업 및 기관은 규모에 따라 각각 20억원, 10억원, 5억원 한도의 배상책임보험에 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선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4대 손해보험사 등 메이저 손해보험사 중심으로 사이버보험 유관 상품을 판매 중이다. 특히 국내 손보사 중 사이버보험 관련 상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개발해 세분화된 영업을 펼치고 있는 곳은 AIG손해보험뿐으로 범행, 실수, 해킹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보상하는 '개인정보보호배상책임보험'뿐 아니라 방어비용 및 사고 원인을 밝히는 비용까지 제공하는 '사이버종합배상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사이버보험이 개인정보유출에 한정됐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사이버보험과는 거리가 있다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김태성 충북대 정보보호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사이버보험 시장과 관련해 두 가지 인식이 있는데 개인정보배상보험을 기준으로 본다면 사이버보험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사이버보험 기준과는 거리가 있다"며 "사이버보험은 피해 범위에 따라 세분화 해 상품을 구성해야 하는데 국내 사이버보험 관련 상품 대부분은 보장범위 등이 초보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시장은 고객의 수요에 따라 바로 움직이는 곳이지만 보험료, 보상비 등 설정의 문제로 미스매칭 현상이 나오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몇 곳을 제외하고는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제대로 찾아보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지난해 7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들은 전자금융거래배상책임보험, 개인정보유출배상책임보험, e-biz배상책임보험 등의 사이버보험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아직 기업 내 정보보안 담당자들은 관련 보험을 잘 모르거나(43.7%) 알더라도 가입하지 않은 것(41.4%)으로 나타났다.
이혜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데이터 부족, 표준화되지 않은 용어. 제한된 보상범위 등의 문제로 현재 사이버 보험시장의 규모는 미미하나, 향후 보험산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이버 보험의 활성화를 위해 보험회사는 관련 데이터 집적과 공유를 위한 익명화된 데이터 풀을 구축하고, 용어 보상범위 등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탁기자 kt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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