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경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 연구원
![[빅데이터 인사이트] `표창원 더러운 잠 그림` 논란 뜨거워](http://contents.dt.co.kr/images/201702/2017021002102251607001[1].jpg "[빅데이터 인사이트] `표창원 더러운 잠 그림` 논란 뜨거워")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병신년(丙申年)이 지나가고, 2017년 정유년(丁酉年)도 벌써 두 번째 달을 맞았다. 쉴새 없이 이어지는 특검 수사 속,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이슈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으며,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는 대선주자들의 출마와 불출마 선언들도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에는 민족 최대의 명절 설 연휴도 있었다. 지난 2주간(2017.1.23~2017.2.5) 어떤 이야깃거리들이 우리 사회의 주요 관심사였을까. 네이버 뉴스토픽 키워드(총 140개)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본다.
우리 사회, 정치에 대한 지속적이고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그 첫 번째 특징.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분야의 뉴스는 가장 많은 주목을 이끄는 동시에 가장 무거운 주제가 되어오고 있다. 연말부터 이어진 정치 분야 키워드의 높은 비중이 이를 보여준다. 해당 분석 기간 내에서도 정치 분야 키워드는 전체 키워드 중 37.1%(51개)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설 연휴를 며칠 앞두고, 유진룡 전(前) 문체부 장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김기춘이 주도'라는 폭로와 함께 '문체부 대국민 사과'가 있었다. 이 사건으로 우리 헌법의 핵심적 가치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표현의 자유, 그 존재가 국가(혹은 특정) 권력에 의해 얼마나 가벼이 여겨지고 쉽게 짓밟혔는지를 보여줬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논쟁은 곧 '표창원 더러운 잠 그림'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표창원 의원이 주최한 전시회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이 전시되면서 이것이 "표현의 자유인가" 또는 "도를 넘어선 여성성 모독인가"를 두고 정계, 학계, 각종 단체 및 시민들의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현재로서는 더불어민주당이 표창원 의원에 당직자격정지 6개월을 처분하며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보인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보수진영의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반기문 전(前) UN사무총장 역시 20여 일만에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들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의 발언들도 많은 관심을 얻었다. 특히 반기문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보수 진영은 혼란 속에서 새로운 인물과 전략의 필요성이 절실히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문화연예로 전체 35.7%(50개)를 차지했다. 정치 분야 키워드의 비중과 유사하게 높은 수준이었다. 설 특집으로 방영한 프로그램들과 출연진들에 대한 뉴스, 영화 '공조'와 '더킹'의 관객 400만 돌파 뉴스,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이어진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에 대한 관심들이 많은 뉴스를 만들어냈다.
사회 분야의 키워드는 전체 중 10.7%(15개)로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 '갤노트7 발화 원인 발표', 설 연휴 '농협 거래중단', '수입 계란 유통기한', '농협 거래중단', '담배 수입액 20년 만에 최고', 7년 9개월 만에 최악이라고 평가하는 '얼어붙은 50대 소비심리', 메르스 사태에 대한 '삼성서울병원 과징금 800만원' 선고 등이 주요 관심 키워드였다.
그 외, 미 야구선수 '요다노 벤추라 교통사고로 사망' 뉴스, 고향팀 롯데로 전격 복귀하는 '이대호 복귀' 뉴스, 토트넘 홋스퍼 FC 소속의 '손흥민 멀티골' 등이 포함된 스포츠 분야 키워드는 7.9%(11개), 미 대통령 트럼프의 국제 정책과 관련된 '트럼프 TPP 탈퇴', '트럼프푸틴' 관계, '트럼프 반이민정책'키워드 등 국제 관련 키워드가 6.4%(9개) 포함됐다. 경제 분야의 키워드는 3개(2.1%)에 불과했다.
각 분야의 다양한 이슈들로 채워진 지난 2주간. 우리 사회는 무엇을 말하고 있었나,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했나를 돌이켜 본다.
정리되지 않은 혼란 속, 깊어져만 가는 분열과 갈등,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두고 뜨거웠던 시간들은 우리에게 이러한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사회는 말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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