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이슈와 전망] `분배 양극화` 해소하려면](http://contents.dt.co.kr/images/201702/20170213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분배 양극화` 해소하려면")
대선을 앞둔 올해의 시대정신은 양극화 해소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자영업자들이 몰락하게 되자 소득과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 의해도 국민들은 성장보다도 분배양극화 해소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치권에서 제시되는 해법은 기업에게 법인세 부담을 늘리거나 고소득층에 대해 소득세를 높여 이를 빈곤계층에게 복지를 통해 분배하는 것이다. 그리고 최저임금을 포함해서 근로자들의 임금을 높여 기업에게 치우친 분배를 가계로 가게 하는 것이다. 부동산 보유자에게는 보유세를 높여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켜 부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대안들은 일시적으로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양극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리고 그 부작용 또한 커서 정책이 지속되기도 어렵다. 먼저 법인세를 과도하게 높일 경우 기업들은 해외로 나가게 되면서 국내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소득세 인상 또한 조세회피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근로의욕을 낮추는 문제가 발생한다. 부동산세 인상은 주택투자를 줄여 주택가격을 더욱 높아지게 할 수도 있으며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가계부채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
물론 복지지출재원을 위해서는 세금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선진국에 비해 낮은 복지지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양극화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이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금과 같이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모든 산업에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시기에는 기업의 기술력을 높여야 기업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신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정보통신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제도를 개편해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주력함으로써 기업투자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노동시장에서 임금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격차를 줄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줄여서 낮은 소득계층의 소득을 높여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것도 청년실업을 줄이는 방법이다.
부동산과 같은 부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소득이 낮은 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부는 임금소득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만 보유자산가치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임금소득이 자산소득보다 월등하게 높으나 부의 기준에서 보면 부동산이나 주택과 같은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다. 토지나 주택가격의 차이가 부와 소득의 양극화를 초래하는 주된 원인인 것이다.부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보다는 생활인프라 구축이 더 중요하다. 생활인프라의 차이가 토지나 주택가격의 차이를 낳게 하는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득과 부가 낮은 계층이 사는 지역에 교통과 유통 그리고 교육 등의 생활인프라 투자를 늘려야 한다. 직장이 있는 도심까지 단시간에 들어올 수 있도록 교통인프라가 구축되는 등 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면 소득이 낮은 지역의 주택가치가 높아지면서 부의 차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프라가 구축된 지역에서의 주택공급이 늘어나 전반적으로 주택가격 또한 안정될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러한 정책이 사용되지 못했던 이유는 제한된 정부재정에 있다. 이익집단의 적극적인 역할 때문에 이들 재정지출이 소득과 부가 높은 지역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 지역에서 지방세가 많이 거두어지면서 더 좋은 인프라가 구축되게 되어 자산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득과 부가 낮은 계층이 거주하는 부심과 변두리 지역에 교통, 교육 그리고 유통 인프라 투자재정을 배분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부와 소득의 양극화의 원인을 해소시키지 않고 세금만으로 이를 해결하려 한다면 결국 그 부작용 때문에 해당정책은 지속될 수 없고 양극화 또한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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