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스·멜론 등 음원사이트 업계
권고안 '울며 겨자 먹기식' 적용
'0시 발매' 사재기 순위조작 지적
정오~오후6시 발매음원에 한해
순위 차트에 실시간 반영토록
권고안 '울며 겨자 먹기식' 적용
'0시 발매' 사재기 순위조작 지적
정오~오후6시 발매음원에 한해
순위 차트에 실시간 반영토록
정부가 벅스, 멜론, 네이버뮤직 등 음원서비스 사이트의 실시간 음원 차트 집계 시간에 관해 간섭하고 나서면서 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음원 서비스 사이트 운영업체들은 최근 전달된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원 차트 집계 방식 개선 권고안'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반영하고 있다.
앞서 문체부는 작년 12월 '오전 0시에 음원을 발매하는 것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있으니, 이에 대한 개선 방안 제출해달라'고 한국음악콘텐츠협회에 요청했다.
현재 음반 시장에서는 실시간 음원 차트 상위권에 비교적으로 오르기 쉬운 새벽 시간대에 음원을 발매하고, 팬들이 이를 대량 구매함으로써 해당 음원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현상이 문제가 있다는 게 문체부 진단이다.
문체부 대중문화산업과 관계자는 "0시에 음원을 발매하면 새벽 시간에 특정 음원 스트리밍이 집중적으로 이뤄져 차트에 진입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0시 발매 후 팬들의 음원 사재기를 통한 음원 순위조작이 일어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업계 시각은 이와 다르다.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하는 부문에 정부가 과도하게 간섭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수나 음원에 대한 호의적 감정을 가지고 음원을 소비하는 것은 소비자 자유"라며 "사업자들은 이러한 소비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무대를 열어두는 역할을 하는 것뿐인데, 정부 개입으로 사업자만 이용자로부터 불편을 초래했다는 불만을 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와 업계 간 시각차가 분명하지만, 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하나 둘 정부 권고안을 자사 유통 시스템에 반영하는 상황이다. 특히 문체부가 개선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안' 형식으로 전하긴 했지만, 작년 9월부터 문체부 장관이 음반의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음반·영상물 관련 사업자들에 '음반 등의 판매 집계 제외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한 법률 조항(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6조)이 시행 중인 만큼, 사실상 강제성을 띌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권고안을 받은 업계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를 중심으로 의견을 모아,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발매된 음원에 한해 순위 차트에 실시간 반영하고, 이외 시간에 음원 발매될 경우엔 다음날 오후부터 차트에 집계를 반영하는 방안을 내놓은 상태다.
벅스는 오는 27일 자정부터 변경된 실시간 차트 집계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오후 12시~ 6시 외에 발매된 음원은 다음날 오후 1시부터 실시간 차트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벅스는 지난 15일 오후 음반기획사 등 파트너사들에 이 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도 오는 27일 실시간 음원차트 시스템을 이같이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뮤직의 관련 시스템 개편은 내주 중 이뤄질 예정이다.업계 관계자는 "음원 유통사들은 문체부로부터 관리 감독을 받는 입장이라, 문체부의 권고안을 강제 규정처럼 여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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