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경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위원
![[빅데이터 인사이트] 속속 드러나는 북한 연루 `김정남 암살`](http://contents.dt.co.kr/images/201702/2017022402102251607002[1].jpg "[빅데이터 인사이트] 속속 드러나는 북한 연루 `김정남 암살`")
안팎으로 시끄러웠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큰 지붕 아래, 특검과 청와대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고, 특검 연장을 거부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비난이 담장을 넘은 지 오래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됐고 북한의 김정남은 암살됐다. 어느 하나 쉽게 스쳐 지나기 힘들고, 소화해 내기 쉽지 않은 뉴스들이 연일 쏟아졌다. 지난 2주간(2017.2.6~2017.2.19) 어떤 뉴스 거리가 생산되었고 소비됐는지, 네이버 뉴스토픽 키워드(총 140개)를 통해 구체적으로 분석해 본다.
큼직큼직한 정치사회 분야의 뉴스 기사들 사이에서, 분석 기간 내 대중들의 관심을 가장 집중시킨 것은 문화연예 분야의 뉴스였다. 문화연예 분야의 키워드는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무려 57.9%로 전체 140개 중 81개가 포함된다. 연예인들의 열애설과 결혼 소식, TV프로그램과 출연진들에 대한 뉴스들이 대다수였다.
두 번째로는 정치 분야에 대한 비중이 높았다. 전체 중 17.9%(25개)가 포함됐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뉴스는 정치뿐 아니라 경제, 사회 전반을 둘러싼 빅뉴스였음에 틀림없다. 분석 기간 동안 '이재용 구속' 키워드로 검색된 뉴스 기사는 총 1만943건이 생산됐는데, 2월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결정이 있었던 당일에만 무려 3,972건의 뉴스 기사가 생산될 만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였다. 구속 결정이 났던 당일에는 '이재용 구속'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이 '당연한 결정'이라는 대중들의 반응을 대변한 키워드가 함께 동반 상승하기도 했다. 혹자는 삼성공화국의 탈피라고 했고, 혹자는 삼성공화국을 민주공화국으로 되돌린 혁명이라 했다. 표현이야 어떠하든 간에, 79년의 삼성 역사상 처음, 그리고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재벌 총수가 국정농단 사태와 연루되어 구속된 사건은 새로운 시작의 실마리가 된 셈임에는 분명하다.
'김정남 암살'과 함께 국제 분야 뉴스 역시 대대적인 관심을 끌었다. 전체 분야 중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인 10%(14개)를 기록했다. 2월 14일 TV조선의 특종보도로 알려진 이 사건은, 사건 발생 이후 5일 간(분석 기간 내 5일 포함) 총 4,813건의 뉴스 기사를 생산해 내며 대중들의 놀람과 우려, 탄식 등을 자아냈다.
사회 분야의 키워드는 전체 중 5.7%(8개)로 네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간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와 함께 '인천시 교육감 징역 8년 법정구속', '한진해운 파산 선고' 등이 주요 관심 키워드였다. 경제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전경련 탈퇴', '이건희 8년 연속 배당금 1위', '2금융권 대출 사상 최대' 등의 키워드(전체 중 2.9%, 4개)가 포함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정치 이외 분야의 키워드가 최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금번 분석 기간이 처음이었다. 지난 몇 달간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로 이어진 길고 긴, 아직 진행 중인 이슈. 대중들이 느끼는 심리적 괴로움과 피로감 역시 점차 가중되고 있다. 연일 쏟아지는 "보고도, 듣고도 믿지 못할 이야기들"에 둔감화돼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화연예 뉴스가 점차 많이 생산되고, 오락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는 연성뉴스에 대중들의 관심이 서서히 옮겨가는 것도 이해가 힘든 부분은 아니다.
다만 이런 현실에 대한 씁쓸함에 더해 몇 가지 바람이 있다면 그 첫째는 건강한 사회에 대한 대중들의 지속적이고 깊은 관심이 쏟아지는 것. 그리고 둘째는 이를 위해서, 우리 사회가 조속히 건강해지는 것이다. 건강한 우리 사회로 나아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다음 주를 비추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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