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배터리 공장 진척없어
국산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제외
태양광 등 반덤핑 규제도 강화
작년 대중국 투자액 8.8% 감소
중국 사업확대 당분간 어려울듯
국산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제외
태양광 등 반덤핑 규제도 강화
작년 대중국 투자액 8.8% 감소
중국 사업확대 당분간 어려울듯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지난해 7월 우리나라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국내 주요 제조업체의 대 중국 사업이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빠졌다. '한한령'을 내리고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중국이 이미 지난해부터 국내 제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국내 제조업체들의 중국 사업이 답보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제조업체들이 자칫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사업을 확대를 꾀하고 있는 중견 가전업체 A사는 지난해 5월 중국 현지 업체와 전략적 판매협약을 체결했지만, 1년이 다 되도록 사업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사드 논란이 벌어진 이후 세부적인 협의 진행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까지 중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설립 계약 체결을 추진했던 SK이노베이션은 현지까지 이렇다할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현지 배터리 인증 규제 강화로 판로 확보 등 사업성이 불확실해져서다.
이미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 당국이 해외 업체의 배터리를 채용한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현지 생산 가동률이 10~20%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두 회사는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부분에서 적자를 봤고, 중국 아닌 다른 시장으로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해 있는 다른 가전사들도 언제 불똥이 뛸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 한 전자업체는 '코리아 넘버원 브랜드'라는 마케팅을 추진했다가 현지 한국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이를 접었다.
중국 정부의 국내 제조업에 대한 직접 구제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1월 OCI와 한화케미칼, 한국실리콘 등이 수출하는 태양광 발전용 소재인 폴리실리콘에 반덤핑 최종 판정을 내린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추가 조사에 착수하는 등 압박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올해 1월에는 LS전선과 한국광통신 등이 수출하는 한국산 광섬유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밖에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인 지난해 10월 한국산 폴리포름알데이드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설탕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하고 수출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중국 투자를 강화하던 국내 기업 활동은 크게 위축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신고액 기준으로 지난해 국내 기업의 중국 직접 투자액은 40억달러로 2015년(43.9억달러)보다 8.8%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한국 제조업에 대한 압박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계속 늘고 있다"며 "당분간 중국 현지에서의 사업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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