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텔레콤과 '포켓몬고' 개발사인 미국 나이언틱 간 제휴해 포켓몬고 이용자에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망 중립성'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게임사를 비롯해 중소 인터넷 콘텐츠 사업자들은 통신사가 특정 대형 콘텐츠 사업자와 손잡고 소비자를 대신해 데이터 사용료를 내준다면, 통신망에서 어떤 차별도 없어야 한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힘없는 중소 사업자들은 설 땅을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와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대형 콘텐츠사 간 제로레이팅(사업자가 이용자 대신 데이터 사용료를 부담하는 것) 제휴가 국내 중소 게임사는 물론 인터넷 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크게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논란은 지난주 SK텔레콤이 나이언틱과 공동 마케팅 제휴를 체결, 오는 6월 말까지 SK텔레콤 이용자를 대상으로 포켓몬고 이용 중 발생하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키로 하고, 발생하는 데이터 이용료는 SK텔레콤과 나이언틱이 함께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이용자 당 월 최대 250MB 데이터 비용을 두 회사가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콘텐츠 업계는 두 회사의 제로레이팅 서비스가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망 중립성 원칙은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가 인터넷망을 통해 사업하는 기업, 이용자를 어떠한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2015년 KT와 카카오가 제휴해 월 3300원을 내면 카카오톡, 다음웹툰 등의 서비스를 월 3GB 내에서 추가 데이터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다음카카오팩을 출시하자, 망중립성 위반 소지가 크다며 행정 지도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통신사가 특정 게임을 선택해 데이터 요금을 지원하는 것이 보편화할 경우, 통신사 선택을 받은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 간 공정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며 "데이터 이용료를 대신 부담할 정도의 자본력이 있는 기업과 중소 콘텐츠 업체 간 '기울어진 운동장'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한 게임업계는 제로레이팅이 많아지면 중소 업체가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포켓몬고와 유사한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을 선보일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한빛소프트 등 토종 게임사들이 있는데도, 이통사가 특정 해외 게임사에만 제로레이팅을 계속 제공한다면 명백한 망 중립성 위반이며, 제공할 거면 국내 게임사에도 무료 데이터 제공 혜택을 줘야 한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게임뿐 아니라,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이용자 대신 데이터 요금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해외 대형 콘텐츠 사업자들이 통신사와 제휴해 제로레이팅을 확대할 경우, 지불 능력이 없는 수많은 중소 콘텐츠 기업들은 설 땅을 잃게 될 것"이라며 "특히 협상력과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신생 콘텐츠 공급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결국 이용자 선택권이 제한돼 콘텐츠 다양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망중립성 위배 여부와 관련해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SK텔레콤이 향후 다른 게임사들과의 제휴를 거부하거나 제휴를 위한 협상에 불성실하게 임할 경우, 이용자 차별을 금지한 통신법, 불공정 거래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에 모두 저촉될 수 있다"며 "또 SK텔레콤이 트래픽 처리 속도 측면에서 포켓몬 고를 우대할 경우에도 명백한 망중립성 위배"라고 말했다.
송재성 미래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이번 제휴가 망 중립성 위배된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이용자 차별 상황 발생 여부,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측은 "이용자에 혜택을 주기 위한 3개월 단기 프로모션으로, 업계의 과장된 해석은 무리가 있다"며 "제로레이팅은 늘어나는 데이터 이용 부담을 덜어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와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대형 콘텐츠사 간 제로레이팅(사업자가 이용자 대신 데이터 사용료를 부담하는 것) 제휴가 국내 중소 게임사는 물론 인터넷 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크게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논란은 지난주 SK텔레콤이 나이언틱과 공동 마케팅 제휴를 체결, 오는 6월 말까지 SK텔레콤 이용자를 대상으로 포켓몬고 이용 중 발생하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키로 하고, 발생하는 데이터 이용료는 SK텔레콤과 나이언틱이 함께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이용자 당 월 최대 250MB 데이터 비용을 두 회사가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콘텐츠 업계는 두 회사의 제로레이팅 서비스가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망 중립성 원칙은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가 인터넷망을 통해 사업하는 기업, 이용자를 어떠한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2015년 KT와 카카오가 제휴해 월 3300원을 내면 카카오톡, 다음웹툰 등의 서비스를 월 3GB 내에서 추가 데이터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다음카카오팩을 출시하자, 망중립성 위반 소지가 크다며 행정 지도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통신사가 특정 게임을 선택해 데이터 요금을 지원하는 것이 보편화할 경우, 통신사 선택을 받은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 간 공정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며 "데이터 이용료를 대신 부담할 정도의 자본력이 있는 기업과 중소 콘텐츠 업체 간 '기울어진 운동장'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한 게임업계는 제로레이팅이 많아지면 중소 업체가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포켓몬고와 유사한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을 선보일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한빛소프트 등 토종 게임사들이 있는데도, 이통사가 특정 해외 게임사에만 제로레이팅을 계속 제공한다면 명백한 망 중립성 위반이며, 제공할 거면 국내 게임사에도 무료 데이터 제공 혜택을 줘야 한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게임뿐 아니라,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이용자 대신 데이터 요금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해외 대형 콘텐츠 사업자들이 통신사와 제휴해 제로레이팅을 확대할 경우, 지불 능력이 없는 수많은 중소 콘텐츠 기업들은 설 땅을 잃게 될 것"이라며 "특히 협상력과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신생 콘텐츠 공급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결국 이용자 선택권이 제한돼 콘텐츠 다양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망중립성 위배 여부와 관련해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SK텔레콤이 향후 다른 게임사들과의 제휴를 거부하거나 제휴를 위한 협상에 불성실하게 임할 경우, 이용자 차별을 금지한 통신법, 불공정 거래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에 모두 저촉될 수 있다"며 "또 SK텔레콤이 트래픽 처리 속도 측면에서 포켓몬 고를 우대할 경우에도 명백한 망중립성 위배"라고 말했다.
송재성 미래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이번 제휴가 망 중립성 위배된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이용자 차별 상황 발생 여부,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측은 "이용자에 혜택을 주기 위한 3개월 단기 프로모션으로, 업계의 과장된 해석은 무리가 있다"며 "제로레이팅은 늘어나는 데이터 이용 부담을 덜어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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