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재명, 과반 저지에 실패
수도권까지 4연승으로 경선 끝내
안철수 돌풍·반문연대 차단 관건
수도권까지 4연승으로 경선 끝내
안철수 돌풍·반문연대 차단 관건
'이변은 없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 경선에서 단 한 차례의 양보도 없이 4연승으로 3일 민주당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문 후보는 "이번 대선은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이 아니라 정의와 불의, 상식과 몰상식, 공정과 불공정, 미래개혁세력과 과거 적폐세력에 대한 선택"이라며 "적폐연대의 정권연장을 막고 위대한 국민의 나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희정의 통합정신, 이재명의 정의로운 가치, 최성의 분권의지, 이제 저의 공약이자 우리의 기치(旗幟)"라며 "안희정 동지에게서 당당하게 소신을 주장하고 평가받는 참된 정치인의 자세를 봤다.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바꿔보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담대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가장 높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정계의 시각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 전 대표는 우선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과의 화합을 모색해 대세론을 굳히는 동시에 양자 구도로 거론되는 안철수 전 대표를 경계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후보 간 대결에서 문 전 대표가 안 전 대표를, 정당간 대결에서 민주당이 국민의당을 앞서고 있지만 가상대결에서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를 바짝 위협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에는 문 전 대표와 당내 경선을 치른 안 지사의 표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점에서 문 전 대표에게 '안철수 바람'은 상당히 위협적으로,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숙제로 꼽힌다. 경계 대상이 이제 안 지사나 이 시장이 아닌 안 전 대표가 된 셈이다.
민주당 경선이 막바지로 흐르면서 안 지사와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결선투표까지 가기 위해 공조 전선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안 지사와 문 전 대표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경선 막바지에서 문 전 대표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문 전 대표는 '당내 화합' 메시지를 내놓기 시작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영남권 경선에서 64%가 넘는 득표율로 압승한 직후 "지긋지긋한 지역갈등 끝내고 모든 지역의 대통령,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5월 9일, 반드시 정권교체 하겠다. 며칠 후 노무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 가고 싶다. 그 다음에도 여기 자랑스러운 후배들이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이 19대 이후 대통령에 당선돼 거듭 정권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이다. 또 두 경쟁자를 지지했던 중도 보수층과 진보층을 통합하는 행보를 하겠다는 의지로, 두 후보의 지지층 이탈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 전 대표 측은 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선대위 구성에 있어 안 지사와 이 시장 경선캠프를 포괄해 당 중심으로 새 캠프를 꾸리고 두 후보의 주요정책을 수용해 통합공약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 지사와 이 시장이 현직 단체장이어서 경선 후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활동을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는 만큼 문 전 대표로서는 '안철수 바람 차단'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 측이 안 전 대표의 '사면' 발언을 해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문제 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전 대표는 대선 레이스의 최대 변수인 반문 후보 단일화의 싹을 자르기 위한 공세에도 나설 계획이다. 문 전 대표는 3일 수도권 경선 현장 연설에서 "오로지 문재인 반대만을 외치는 적폐세력의 연대는 조금도 두렵지 않다"며 "적폐 세력이 다시 머리를 들고 있고, 권력을 나누려고 그에 가세하는 세력도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반문연대'를 적폐 연대 프레임에 가두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문 전 대표가 경선까지 이어온 대세론을 확산하고 굳히기 위해서는 제3지대 규합, 구 범여권들의 친문 패권 공격, 고령층의 반감, '부산 대통령' 등 지역주의는 물론 아들 취업 특혜 의혹 등 극복해야 할 악재도 산더미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조기 대선으로 한 달 남짓 남은 '짧은 시간' 때문에 다양한 변수들이 대세론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문재인의 편"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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