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저장 매체로 주목받고 있는 '자성 메모리(MRAM)'의 저전력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영근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사진)팀이 스핀분극현상을 이용해 스핀궤도토크 기반의 메모리(SOT-MRAM)의 기록 전류를 3분의 1 이하로 낮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자성 메모리는 자성 박막으로 만든 비휘발성 기억 소자다. 기존 임베디드 메모리소자(SRAM)와 달리 외부 전원 공급이 없는 상태에서 정보를 유지할 수 있고 메모리가 차지하는 면적이 작아 모바일이나 IoT 기기의 저장매체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자성 메모리의 구동원리는 크게 '스핀궤도토크'와 '스핀전달토크' 기반으로 나뉜다. 스핀궤도토크는 자성층과 비자성층을 연결한 구조에 전류를 흘렸을 때 스핀궤도결합에 의해 자성층에 발생하는 회전력이며, 스핀전달토크는 서도 다른 두 자성층이 연결된 구조에 전류를 흘렸을 때 한 쪽으로 자화 방향을 정렬하려는 회전력을 말한다. 스핀궤도토크 기반의 메모리는 동작속도가 스핀전달토크 기반 메모리에 비해 10배 이상 빠르지만, 기록 전류가 높고 외부 자기장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전류의 스핀 방향이 자성체가 가진 밴드 구조에 따라 달리 분포하는 현상인 '스핀분극현상'을 이용해 스핀궤도토크 기반 메모리 소자가 가진 고속 기록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기록전류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스핀궤도토크 메모리는 금속층과 강자성층의 이중층 구조를 사용하고 정보기록을 위해 금속층의 스핀궤도결합을 이용한다. 연구팀은 이 구조에 더해 자성층 하나를 추가해 스핀분극현상을 발생시켰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정보를 기록할 때 외부 자기장이 필요하지 않아 별도의 추가 구조가 필요 없어 소자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김영근 교수는 "자성 메모리의 기록 성능을 높이기 위한 소재 아이디어를 이론적으로 검증한 것"이라며 "저전력화 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