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조사회사 '칸타월드패널'이 지난해 4분기 기준 한국의 일용소비재(FMCG) 시장 연간 성장률이 0.6%에 그쳤다고 밝혔다.
2016년 분기별 금액 성장률을 살펴보면, 음료 카테고리는 최근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이지만 전년 동분기 대비 지속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디/헤어제품을 포함해 개인위생과 관련된 개인용품 품목 역시 꾸준히 성장 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에 반해 탈취/청소/세탁 등의 목적으로 구매되는 가정용품은 소비가 연속적으로 감소했다. 이는 옥시 사건, 유해 성분 논란 등의 이슈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예상되며, 식품 및 유제품 시장의 마이너스 성장 또한 2016년 전체 FMCG 시장 정체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칸타월드패널의 소비자 구매 결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구 구성 중 10대 가구의 일용소비재 소비가 두드러지게 줄어든 것이 확인됐으며, 만 20세 이상의 성인으로만 구성된 성인 가구 역시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2인 가구 형태의 독립가구 및 시니어 가구 수가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들 가구의 소비 비중은 증가했다. 일용소비재 시장에서 1-2인 가구가 차지하는 중요도가 커지면서 품목 별 소비 트렌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독립가구의 소비를 살펴보면, 이들의 전체 일용소비재 소비액은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식품 카테고리 소비는 11.1%가 증가했는데, 이는 '1인용 소포장으로 구성된 제품, 취식이 간편한 가정 간편식(HMR) 소비 증가'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니어 가구는 '식품, 음료, 유제품'을 중심으로 소비를 하며, '가정용품 및 개인용품'에 대한 소비는 크게 절약하는 소비 행태가 눈에 띄었다. 식품의 경우 냉동만두, 조리냉동과 같은 냉동식품과 레토르트, 3분 요리 등 가정 간편식 소비가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11.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까지 젊은 가구층 중심으로 성장해오던 가정 간편식 시장이 시니어 가구로까지 확대된 것이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식품업계 제조사들은 시니어 가구를 겨냥한 영양죽, 간식, 홍삼을 활용한 도시락 등을 출시하고 있으며, '건강과 간편함'에 대한 니즈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컨셉 제품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
칸타월드패널 오세현 대표는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는 1-2인 가구의 증가 및 시니어 가구 수의 증가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들이 제반 비즈니스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나아가 기존 비즈니스 업체들의 시장 내 위치들에 크게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들 변화들을 비즈니스 관련해서 면밀히 검토 후, 해당 소비자 계층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