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국 의무구축 불이행 원인
미래부 "11월 평가위원회 구성
연내 할당 취소여부 결정할 것"
KT가 지난 2011년 2610억원에 낙찰받은 800㎒ 대역 10㎒ 폭 주파수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국가에 반납할 처지에 놓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KT가 800㎒ 대역에서 통신 기지국 의무구축 이행을 수년째 어긴 것으로 확인하고, 올해 말까지 주파수 할당 취소 등 제재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11일 미래부에 따르면 국내 이통3사는 지난 2011년, 2013년, 2016년에 할당받은 주파수에 대해 통신 기지국을 일정 비율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2011년, 2013년에 할당받은 주파수의 경우, 이통사는 만 3년과 5년이 되는 해에 기준 기지국 수의 각각 15%, 30%를 의무로 구축해야 한다.
또 2016년 할당한 주파수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매년 네 차례에 걸쳐 기준 기지국 수 대비 10~65%까지 신규 기지국을 구축하고, 점검받아야 한다.
2016년은 SK텔레콤의 2.6㎓와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받은 1.8㎓, 2.1㎓ 대역이 대상이다.
미래부는 지난달부터 이통사의 연차별 통신기지국 구축 의무에 대한 이행 점검을 시작했고, 오는 10월쯤 나오는 결과를 바탕으로 이행의무를 다하지 못한 이통사를 대상으로 주파수 할당 취소를 결정하게 된다. 미래부는 이와 함께 각 이통사가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기지국 구축 현황 자료를 지난 4월 말에 받았고, 현장점검에서 비교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미래부는 KT가 제출한 회사의 신규 기지국 구축 현황을 검토한 결과, 관건으로 떠올랐던 800㎒ 대역에서 기지국 구축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KT는 지난 2011년 800㎒ 대역 10㎒ 폭(상향 819~824㎒, 하향 864~869㎒)을 2610억원에 낙찰받았지만, 주파수 혼·간섭 문제로 투자가 어려워 현재까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미래부는 KT의 800㎒ 주파수 할당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래부 관계자는 "KT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800㎒ 대역의 기지국 구축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며 "일단 현장 확인절차가 끝나는 대로 10월이나 11월쯤 평가위원회를 구성한 뒤 연내 할당 취소, 주파수 사용기한 단축 등 제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800㎒ 대역을 두고 한 차례 시정조치를 했기 때문에 전파법에 따라 할당 취소 가능성이 있다"며 "이외 주파수 대역에서의 기지국 구축 의무도 조사하겠지만, 현재 각 이통사가 해당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기지국 구축 의무는 지켰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