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들 최우선 표적에 '초긴장'
24시간 모니터링·ATM 보안패치
24시간 모니터링·ATM 보안패치
데이터를 인질삼아 금전을 요구하는 '랜섬웨어' 공격이 국내에서도 기승을 부리면서 국내 금융권도 초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은행권은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랜섬웨어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하는 한편 24시간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16일 국내 주요 은행들은 랜섬웨어 관련 비상대응에 돌입한 상태다. 은행장들이 일제히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와 함께 보안 점검 회의를 열고, 대응 상황을 보고 받았다. 사내에서도 보안 부서의 주도 아래 직원들의 윈도 운영체제 점검 및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 등을 전사적으로 시행중이다.
한 시중은행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는 "은행들은 기본적으로 내부 업무망과 외부 인터넷 망을 분리해 둔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 인터넷 접속 만으로 감염이 되는 이번 워너크라이 랜섬웨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금융권은 해커들의 최우선 표적인 데다, 은행 직원을 노린 범죄자들의 악성코드 유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사적으로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랜섬웨어는 기본적으로 시스템에 침투한 악성코드를 통해 중요 데이터를 암호화 한 후 데이터 복원을 위해 해커에게 금전(비트코인)을 송금하면 데이터를 복원할 수 있는 암호를 해커가 다시 전달하는 수법이다. 암호화 방법 역시 사실상 복호화(암호를 해제해 일반 데이터로 전환하는 방식)가 불가능한 일방향 암호화를 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금전을 송금해도 데이터를 복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은행들은 비상대응 매뉴얼에 따라 보안관제 인력을 추가하고, 24시간 비상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전 직원에 출처 미확인 메일 열람금지 등 사이버보안에 대한 행동요령을 전파했고, PC내 이상징후 감지 시 헬프데스크로 즉시 연락해 조치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가동하는 등 비상대응 태세로 전환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 등 관계 당국과도 정보를 공유하면서 금융 안정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워너크라이 랜섬웨어가 280여개의 변종으로 확산되는가 하면, PC가 아니어도 인터넷 연결이 되는 금융기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동화 기기나 무인 스마트금융 단말기 등에 대한 보안도 강화하고 있다. 실제 KEB하나은행은 ATM을 대상으로 보안 패치 및 백신 업데이트 등을 진행하며 사물인터넷(IoT) 위협에도 대비하고 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랜섬웨어 대응 안내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이용자의 PC를 감염시켜 공인인증서를 탈취하고 중요 데이터를 암호화 하는 변종 랜섬웨어가 국내에서 유행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이 랜섬웨어는 보안 채팅 프로그램으로 위장해 PC에 있는 각종 정보들을 수집하고 사용자의 웹 서핑 활동 내역을 감시하는 한편 공인인증서를 비롯한 각종 인증서 파일들을 탈취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보호나라 등에서 배포하는 랜섬웨어 대응 방침을 공지사항으로 알리는가 하면 별도의 보안 공지를 통해 소비자 보호 활동도 벌이는 중이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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