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 복용 편의성 향상
경쟁사 제품들과 차별화 나서
한미약품· 화이자· LG화학 등
제품크기 줄여 재출시 잇따라
경쟁사 제품들과 차별화 나서
한미약품· 화이자· LG화학 등
제품크기 줄여 재출시 잇따라
제약사들이 제품을 출시한 후 알약의 크기를 줄여 재출시하면서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매일 같이 여러 알의 약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자들에게 작아진 알약이 강점으로 작용하면서, 알약의 크기가 작을수록 매출은 커지는 사례가 늘어 제약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4년 6월 고혈압 복합 개량신약 '아모잘탄' 출시 5주년을 맞아 제형의 가로 크기를 약 2㎜ 줄인 리뉴얼 버전을 출시했다. 이듬해 아모잘탄의 독점기간이 만료되면서 20여 곳 제약사가 복제약을 발매했지만, 아모잘탄은 유비스트 원외처방액 기준 2015년 670억원, 지난해 676억원의 기록을 이어가며 가장 잘 팔리는 국산 약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화이자제약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도 1997년 출시 이후 꾸준히 처방을 이어오다가 2012년 기존의 타원형에서 원형으로 크기를 절반 정도로 줄이면서 제품 수명 연장을 시도했고, 복제약의 공세에도 작년에 전년대비 11.6％ 상승한 1579억원으로 전체 의약품 중 1위에 등극했다.
특히 아모잘탄과 같은 복합제의 경우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을 합쳐 알약 숫자를 줄인 상태에서 크기도 줄이며 다른 약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산 신약 최초로 매출 500억원을 돌파한 LG화학의 당뇨병 치료 신약 '제미글로군' 중 작년에 출시한 복합제 '제미메트 서방정'은 자체 제형 기술을 통해 기존 제품보다 크기를 약 20％ 줄여 편의성을 높였다. 또 종근당은 작년 10월 기존 제품보다 크기를 줄인 고혈압 복합 치료제 '텔미누보'를 재출시했고, 자체 개발한 당뇨병 치료 신약 '듀비에'의 복합제 '듀비메트서방정'도 기존의 이중층 형태에서 단일정 형태로 개발해 작년 9월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복합제가 아닌 일반 복제약도 크기를 줄여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기존 제품의 크기와 내용물을 3분의 1로 줄인 전립선비대증 및 남성형 탈모 치료제 '두테드 연질캡슐'을 선보이며 오리지널 제품과 차별화했다. 대웅제약의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는 당뇨병 치료성분 '메트포르민'의 크기를 오리지널보다 80％ 수준으로 줄인 '글루코다운오알 서방정'을 선보였다. 아울러 JW중외제약은 현재 3가지 고혈압 치료제 성분을 더한 복합제의 복제약을 개발하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오리지널 보다 더 작은 제형 출시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은 크기의 제품을 개발하는 것과 관련해 제약사의 한 연구원은 "단순히 크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성분과 용량은 그대로 하면서 체내에서 같은 효능이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약을 많이 복용해야 하는 노인이나 약을 삼키는 게 어려운 환자에게는 약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출시된 제품도 크기를 줄이는 데 성공하면 비슷한 경쟁 제품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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