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이슈와 전망] `일자리위원회`가 풀어야할 과제](http://contents.dt.co.kr/images/201705/20170522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일자리위원회`가 풀어야할 과제")
새 정부의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의 과제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실업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데 우리나라만 청년실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일자리 위원회를 만들어 청년실업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올바른 성장전략을 세워야 한다. 올바른 성장전략을 수립해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고 기업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바른 성장전략을 선택해야 앞으로 5년 동안 일자리가 늘어나고 양극화가 해소되면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전략의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해서 문제점을 보완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성장담론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올바른 성장전략으로 양극화 없는 지속적인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고용구조도 바꿔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강도 높은 기업구조조정을 실시해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구조조정으로 고용구조는 크게 변했다. 소수의 정규직은 근로시간이 늘어나면서 높은 임금을 받게 되고 반면에 낮은 임금을 받는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새 정부는 근로시간을 줄여서 일자리를 나누는 방법으로 실업을 해소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다. 현재의 이러한 고용구조가 기업에게도 그리고 노동조합에게도 상호 이득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노동시간을 줄이는 경우 임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노동조합은 반발하게 되고 기업도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기존의 고용구조를 선호한다. 그렇지만 새 정부는 적극적인 노사정 합의를 통해서 근로시간을 줄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줄이도록 임금구조와 노동구조를 개편해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정부규제 완화에 지나치게 매달려서도 안 된다. 지난 정부에서는 기업투자가 부진한 이유를 정부규제에서 찾았다. 지나친 정부규제 때문에 기업투자가 줄어들면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정책당국은 정부규제를 해소시키는 데에 집중했으나 일자리를 늘리는 데에 실패했다. 정부규제의 완화나 폐지만으로 기업투자가 늘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주된 원인은 기업의 기술력 부족에 있다. 기업투자가 늘어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존산업을 고부가가치화 시키고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는 기술력이 개발돼야 한다. 새 정부의 경제팀은 정부규제 해소에 올인하지 않고 기업의 기술력 제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한시적으로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에 일자리 창출과 연관해서 민간기업과 공공부문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일자리는 민간기업이 투자를 통해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중국으로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이 이전되고 기업의 기술경쟁력이 취약한 상태에서 민간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기업투자가 늘어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게 되므로 심각한 실업문제를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과학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신기술이 개발되기까지 한시적으로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늘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 문제는 공공부문의 비용이 늘어나면서 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수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과도한 세율인상은 결국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불필요한 공공부문 재정지출의 줄이고 재정집행을 효율화해서 절약된 재원을 일자리 창출재원으로 전환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일자리 위원회는 일본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20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수요가 있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크게 늘리고 비록 신기술로 고용을 줄일 수 있지만 노동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 주효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이 지나치게 임금을 인상시켜 조합의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는 국가경제를 살리는 데에 우선하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다. 결국 일본경제가 살아나면서 기업과 정규직 및 계약직 노동자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었다. 기업은 기술력 향상에 노력하고, 노동자는 고용구조 개선에 협력하고, 정부는 올바른 성장전략을 수립한다면, 문재인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성공해 우리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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