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조합원 제명ㆍ탈퇴 시 이미 납부한 납입금을 환급하기 위해 조합규약에 조합원의 제명 및 탈퇴에 따른 비용환급 시기와 절차를 포함하도록 명문화하며 상당한 의의를 지닌다. 사실상 그동안 지역주택조합 탈퇴는 상당한 마찰을 낳았던 만큼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얼마나 효용성을 띌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시점인 것이다.
일례로 얼마 전에도 청주 소재 지역주택조합의 1900여 명 중 260여 명에 달하는 조합원이 대거 탈퇴하며 가입 시 지불했던 계약금과 1차 중도금을 전액 반환하라 요구하고 있는데 당장 자금 융통이 어려운 조합 측의 대금 지급이 지연되자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사실 조합 측은 탈퇴비 반환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질 경우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이들에게 받은 돈을 전액 돌려주기로 결정했으나 시공사에 공사비로 넘어간 자금을 뺄 수 없는 상황이 걸림돌로 작용 중이다.
법무법인 민의 김덕회 변호사는 "통상 지역주택조합 탈퇴에 대한 내용은 조합 규약에 따라 처리되는데 사업추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의해 임의탈퇴를 불허하는 경향이 커 생각보다 조합 탈퇴가 쉽지 않고 납부금을 아예 못 받을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며 "특히 지난 해 급증한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로 조합과 대행사 간 분쟁, 조합 내에서도 조합원 간 갈등, 대행사의 허위ㆍ과장광고를 둘러싼 분쟁 외에도 조합원 탈퇴, 납입금 반환 등에 관한 내용이 주된 분쟁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설립인가를 받은 지역주택조합은 104건으로 총 가구 수 또한 6만9150가구에 이른다. 2013년 설립인가 받은 20건(약 1만 가구)에 불과한 것에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증가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앞으로의 분쟁 또한 증가할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다.
김덕회 변호사는 "조합원 입장에서는 사업이 지체될수록 증가하는 추가 분담금에 대한 부담감이나 분양의 목적이 투자일 경우 상품성이 떨어질 때 탈퇴를 고려하기 쉽다"며 "그러나 사실상 규약에 따른 지역주택조합 탈퇴라 할지라도 세부적으로 조합마다 탈퇴방법이나 납입금 환불 규정이 각양각색이므로 케이스별 현실적 조언이 달라진다"고 조언했다.
또한 청주 사례처럼 탈퇴 규모에 따라서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대규모 조합 탈퇴의 경우 논란을 서둘러 잠재우기 위해 보다 빠르게 대처하는 편이지만 개인이나 소규모의 탈퇴는 형편이 이와 같지 않다.
지역주택조합 탈퇴 기준인 '지역·직장주택조합 표준규약서'에서는 임의 탈퇴를 인정하지 않고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에도 조합 총회나 대의원회의 의결로 탈퇴 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주택법 개정으로 조합 탈퇴 시 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기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조합 설립을 보다 까다롭게 심사하게 함으로써 앞으로 설립되는 조합의 경우 이 법의 적용이 가능하지만 기존 조합의 경우 여전히 법망 밖에 있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현재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탈퇴하고 싶어도 법적 대응 방법을 잘 알지 못해 사업 지체로 늘어가는 추가분담금 부담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생각은 잘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한다.
김덕회 변호사는 건설 분야에 대한 다양한 법률 자문을 수행해낸 삼성물산 건설부분 법무팀 출신으로 지역주택조합 탈퇴로 인한 마찰은 줄이고 절차를 수월하게 진행하는데 필요한 법률적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 조합 탈퇴, 미루면 미룰수록 피해도 커지는 만큼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라도 법률적 조력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지금이다.
cskim@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