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새없는 움직이는 부품자동공급설비… "11초마다 신제품 생산"
공장입구 '백척간두진일보'문구
업계최고 수익 자만않겠다 의지
A1동 140m 길이 5개 제조설비
"좋은 한옥 한채 짓는 마음으로"
주말 반납 직원들 연신 구슬땀
세계최고 수준 '품질시험' 주목
공장입구 '백척간두진일보'문구
업계최고 수익 자만않겠다 의지
A1동 140m 길이 5개 제조설비
"좋은 한옥 한채 짓는 마음으로"
주말 반납 직원들 연신 구슬땀
세계최고 수준 '품질시험' 주목
LG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 "백척간두진일보(백척 높이의 흔들리는 장대 위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지난달 31일 찾은 경남 창원시 성산동에 위치한 LG전자 창원2공장.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LG전자의 가전 사업에 대한 철학을 담은 문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전업계 최고 수준인 11.2%라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LG전자 생활가전 공장이지만 자만하거나 안심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항상 위기라는 마음가짐 아래 한 걸음 더 나아가 제조 혁신을 이뤄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창원2공장 A1동에서는 트윈워시, 건조기, 스타일러, 통돌이 세탁기 등 의류관리 가전 전 제품을 정신없이 쏟아내고 있다. 약 140m 길이의 5개 제조설비에서 11초에 한대 꼴로 신제품이 빛을 본다. 밀려드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주말까지 반납한 직원들은 연신 이마에 맺힌 구슬땀을 훔친다. LG전자 관계자는 "좋은 한옥 한 채를 지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세탁기 등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1987년 세워진 이 공장은 당시 연간 50만대의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연간 500만대로 10배 이상 커졌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트윈워시 세탁기는 지난해 동기보다 20%, 스타일러는 무려 150% 이상 늘었다. 건조기의 경우 지난해 월 4000대에서 1년 만에 4만대로 10배가량 증가했다. 건조기 라인을 작년 1개에서 올해 2개로 늘렸지만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기도 버겁다. 이에 생산설비 증설을 검토할 정도다. 박인섭 LG전자 의류 가전 제조팀장은 "의류 가전 수요가 늘면서 평일 연장근무는 물론 주말근무까지 해야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며 "지난해 10월부터 공장은 완전 가동에 들어가 현재 가동률이 140%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런 인기는 원가 혁신과 생산 효율성 증대를 위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러 부품을 통합, 표준화해 다양한 모델에 같은 부품을 사용할 수 있는 모듈러 디자인을 2005년부터 도입해 개발비와 부품비 등 원가를 절감했다. 현재 3~4개의 모듈만으로 세탁기, 건조기 등 의류 가전을 제조하고 있다.
특히 1987년 이후 공장을 한 평도 늘리지 않으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부품자동공급설비(SetPartSupply) 방식을 적용한 덕분이다. 천장에 설치한 약 20m 길이의 트롤리가 세탁조를 라인으로 보내고, 부품자동공급설비가 제품 조립에 필요한 부품을 작업자 옆으로 옮겨주고 있다. 조립 공정과 품질관리 등을 거쳐 탄생한 제품은 컨테이너에 실려 전국의 물류창고와 40분 거리에 있는 부산항으로 각각 배송돼 미국을 비롯한 18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이 공장 바로 옆에는 의류 가전의 내구성 등 각종 시험을 진행하는 신뢰성 시험동이 있다. 500대 이상의 제품을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곳으로 1층에서는 세제 투입 시험 등이, 2층에서는 온도 시험, 과진동 시험, 도어 개폐 시험 등이 이뤄진다. 철저한 품질관리가 독보적인 의류 가전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김철융 LG전자 의류관리 가전생산담당 상무는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세계 최고의 품질을 위한 신뢰성 시험을 지속 강화해 의류관리 가전에서 LG를 1등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경남)=김은기자 silve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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