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랑니'하면 불필요한 치아 또는 꼭 뽑아야 하는 치아로 알고 있지만 불완전하게 맹출 됐거나 염증, 충치가 심하게 진행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발치할 필요는 없다.
사랑니가 나는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인류학자 타우바델 영국 켄트대학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랑니는 조상의 식생활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인류의 조상은 수렵·채취를 통해 음식을 구했으며 이 음식들 대부분이 설익고 가공이 덜 돼 딱딱하다 보니 음식을 섭취하려면 더 많이 씹어야 했다. 이로 인해 치아도 지금보다 더 많이 필요했지만 농경사회로 접어들면서 딱딱한 음식 대신 부드러운 가공음식들을 더욱 선호하게 됐고 더 이상 많은 치아와 발달된 턱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또한 현대에 이르러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과 같은 빠르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면서 턱은 점점 짧아지고 많은 치아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졌지만 사랑니는 그대로 자라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고 불필요한 존재가 돼 버렸다.
하지만 온전하게 잘 자란 사랑니 하나가 유용하게 쓰일 때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예컨대 어금니 파절 또는 손실로 치료가 시급하거나 충치로 인해 어금니가 손상된 경우 '자가치아이식술(auto-transplanation)'을 통해 사랑니를 옮겨 심을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자가치아를 사용하기 때문에 치료 비용과 기간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성공률도 90% 이상으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단 사랑니 주위에 염증이 발생해 심한 통증과 두통이 동반되거나 충치가 많이 진행된 경우 또는 치아가 똑바로 나지 않고 기울거나 누워있는 경우라면 발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치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치료를 미룰 경우 주위에 있는 어금니까지 발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랑니는 언제 발치하는 것이 좋을까? 만일 염증이나 통증 때문에 얼굴과 잇몸이 심하게 붓는다면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통증이 완화된 뒤에 발치하는 것이 현명하며 임신한 여성은 일반인보다 면역력이 낮기 때문에 가급적 미리 뽑는 것이 안전을 신뢰할 수 있다.
발치 후 관리도 중요하다. 입에 문 솜은 2시간 후에 빼고 피와 침은 모두 삼켜야 한다. 음료수를 마실 때 빨대를 사용하게 되면 지혈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가급적 빨대 사용은 삼가고 술이나 담배도 금해야 한다. 식사는 죽이나 스프와 같이 부드러운 유동식을 섭취해야 치료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으며 뜨겁거나 찬 음식, 딱딱한 음식 역시 피하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 신태운 믿을신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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