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산업 불모지에서 세계 중심 우뚝… "협업이 성패 좌우"
작년 바이오산업 3800만달러 투자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 급성장
노벨상 수상자 6명 솔크연구소
"자유로운 연구 환경이 성장 비결"
작년 바이오산업 3800만달러 투자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 급성장
노벨상 수상자 6명 솔크연구소
"자유로운 연구 환경이 성장 비결"
![[르포]`바이오 USA` 열리는 미국 샌디에이고 가보니](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2102101176029001[1].jpg "[르포]`바이오 USA` 열리는 미국 샌디에이고 가보니")
![[르포]`바이오 USA` 열리는 미국 샌디에이고 가보니](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2102101176029001[2].jpg "[르포]`바이오 USA` 열리는 미국 샌디에이고 가보니")
산업생태계가 응축된 '클러스터'가 세계 바이오산업 성장을 촉진하는 주요 무대가 되고 있다.
미국바이오협회 주최 '바이오USA 2017'이 열리는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는 1980년대 산업 불모지에서 현재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급성장했다. 농업이 주요 산업이었던 샌디에이고는 장기적인 바이오 클러스터 개발계획에 따라 미 존슨앤존슨, 중국 우시 등 세계적인 기업이 모인 바이오 산업 허브로 자리 잡았다. 지금의 샌디에이고를 만든 주요 기관 중 샌디에이고경제협의회(EDC)와 솔크연구소를 19일(현지시간) 방문했다.
◇'바이오 도시' 만드는 'EDC'=샌디에이고시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02년 설립한 EDC는 샌디에이고시 한복판에 있었다. 20세기 초 농업이 주요 산업이던 샌디에이고는 한때 방위산업이 발전했지만 세계대전 이후 크게 위축됐다. 훈련소 폐쇄나 이전은 과학연구단지가 만들어지는 기반이 됐고, 1959년 세워진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의 바이오 클러스터 개발 계획과 샌디에이고시의 도시계획이 맞물려 바이오 클러스터 기반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EDC는 투자유치와 기업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빌 볼드 EDC 바이오산업 컨설턴트는 "바이오 기업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주정부 차원에서 세금공제 혜택과 연구 기반시설을 지원한다"며 "EDC는 이들 기업의 투자유치와 해외 진출을 돕는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시는 지난해 바이오산업에 3800만달러를 투자했고, EDC를 통해 2억2900만달러의 투자가 이뤄졌다. EDC는 그동안 약 200개 기업에 투자를 했고, 현재 18개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세금혜택과 투자유치도 중요하지만 탄탄한 연구 기반 구축이 클러스터 성패를 좌우한다. 볼드 컨설턴트는 "샌디에이고에서는 매년 2000명 이상의 학사가 배출되고, 그중 바이오 관련 전공자 비중이 높다"며 "작년에는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4년제 대학에서 학습 가능한 분야를 2년제 대학에서도 할 수 있도록 변경했는데, 2년제 대학에서 바이오기술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첫 번째 도시가 샌디에이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기술·전문인력 배출 '솔크연구소'=샌디에이고 바이오 클러스터의 중추 역할을 하는 솔크연구소는 태평양이 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세계 5대 연구소에 들어가는 이곳은 소아마비백신 개발자 조나스 솔크가 1960년 설립했다.
중앙에 흐르는 수로를 기준으로 콘크리트와 나무, 통유리로 구성된 2개 실험동이 마주 보는 인상적인 구조로, 연구소라기보다 카페나 전시관을 연상시켰다. 기둥 한켠에 '사랑은 형이상학적인 중력이다'는 미국 발명가 버크민스터 풀러의 명언이 분필로 적혀 있었다. 연구소 내부는 연구자들이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업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 연구분야를 구분하는 벽을 설치하지 않았다. 이사벨 귀몬트 연구소 코디네이터는 "솔크연구소는 생명을 상징하는 물과 태양의 이미지를 반영한 디자인으로 창의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어졌다"며 "무슨 연구든 원한다면 시작할 수 있을만큼 자유롭고, 서로 협력하는 문화가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솔크연구소에는 현재 약 110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55개의 독립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소에서는 자유로운 연구 활동을 통해 엘리자베스 블랙번 솔크연구소장, 시드니 브래너 박사 등 6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 또 연구소는 38개의 바이오 기업을 유치했고, 569개의 미국 및 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자이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현미경 및 이미지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치매·암·당뇨·심혈관계 질병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사벨 귀몬트 솔크연구소 코디네이터는 "줄기세포, 유전자 편집, 빅데이터 분석 등 생명과학자들이 이용하는 도구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며 "연구소에서 하는 연구가 앞으로 효과적인 치료와 의료비용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자유로운 연구를 지원하고 협력하는 환경 마련에 투자해야 한다"며 "연구자들간 협력뿐 아니라 연구그룹과 기업간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샌디에이고(미국)=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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