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포럼] 코스피 상승 흐름 세가지 이유](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2602102251047001[1].jpg "[포럼] 코스피 상승 흐름 세가지 이유")
주식시장이 5년 만에 박스권을 돌파하며 2400선에 근접하는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현 강세장에서 투자 주체별 매매 행태다. 외국인이 강력한 매수 주체로 올라온 반면, 국내투자자는 기관이든 개인이든 주식을 팔기에 급급하다. 예전에 경험했던 강세장 초입 국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행태다.
국내 투자자의 매도 대응은 나름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리 경제가 구조적 저성장에 들어섰다는 점, 과거 박스권 장세에서 투자 실패를 경험했다는 점,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매도 배경으로 들고 있다. 언뜻 동의할 수 있지만 동일한 상황에서 외국인은 왜 주식을 9조원 매수했는지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필자는 주식 시장이 새로운 강세장에 진입했고 외국인처럼 매수하는 대응이 유효한 전략으로 생각한다. 우리 시장은 개방경제의 특징으로 글로벌 사이클에 연동하고 있다. 글로벌 성장동력의 유무를 민감하게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부각 됐다.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혁신기업이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상황인데, 예를 들어 아마존·테슬러·엔비디아·알파벳·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 6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사상 최대규모다. 과거 컴퓨터·노트북·스마트폰의 반도체 수요에서 지금은 빅데이터·인공지능 관련 신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변화다. 새로운 성장동력과 더불어 시장 내부의 강세장 조건도 하나씩 충족되고 있다. 강세장이 유지되기 위한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기업이 돈을 벌거나, 시장으로 돈이 들어오거나, 주주에게 돈을 주는 경우가 그것이다.
첫째, 올해 실적은 매출과 이익이 동반 성장하는 원년이다. 지난 5년간 주식 시장이 박스권 장세를 돌파하지 못했던 이유는 매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익은 비용절감을 통해 개선됐지만, 투자자는 매출이 제자리 걸음에 그쳤기 때문에 이익성장에 대해 신뢰하지 못했다. 지금은 IT·철강·화학·은행·건설 등 주력산업의 매출이 증가하며 이익도 성장 하고 있다. 주가는 기업실적의 함수다.
둘째,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물론 외국인 자금이다. 현재 9조원의 매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우리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연간 17조원의 매수도 가능하다.
궁금한 점은 국내 자금의 유입 여부다. 아직 까지 반신반의하고 있지만, 코스피가 2500선을 넘어서면 부동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것이다. 아쉬운 점은 외국인처럼 선제적인 의사결정을 못하고 주가에 동행 또는 후행한다는 것이다.
셋째,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이익 소각이 대표적인 주주친화정책이다. 정부의 세제혜택, 연기금 투자자의 압력, 기업의 시각 변화가 맞물리며 소액주주의 가치를 제고 하는 정책이 구체화 될 전망이다.
여기에 추가해 최근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대를 통해 주가 재평가로 연결될 것이다.
새 역사를 쓰는 주식 시장에서 국내 투자자는 남의 잔치에 구경 온 듯하다.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확인 후 투자하는 후행적 성격이 강하다. 항상 시차와 괴리가 있다. 주식 시장은 스마트한 투자자에게 기회를 준다는 증시 격언을 되새기며 선제적인 움직임으로 강세장에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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