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적격성·행정 제재 전력 등
문제삼을 경우 낙마자 나올수도
증권사 "투자 선순환 이뤄지면
고용 증대에도 큰 역할 기대감"
문제삼을 경우 낙마자 나올수도
증권사 "투자 선순환 이뤄지면
고용 증대에도 큰 역할 기대감"
국내 대형 증권사 5곳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을 위한 인가 신청서를 7일 금융당국에 제출한다. '한국판 골드만삭스' 육성을 위해 국내 투자사들의 체질을 개선하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첫 단계인데, 금융당국이 심사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등과 관련해 어떤 평가를 내릴지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곳은 7일 금융위원회에 '초대형 IB 지정 및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업무)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5개 증권사에서 7일 일괄적으로 신청서를 제출하러 온다고 알려왔다"며 "인가는 신청 후 2개월 이내에 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자기자본이 탄탄한 대형 증권사에 대해 규제를 완화해주고 대신 기업금융 업무를 부여하는 '초대형IB 육성 방안'을 발표하고,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투자은행에는 발행어음 업무를, 8조원 이상인 증권사에는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업무를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업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 마진이 0.5~1.0% 수준이고 최대 2%까지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초대형 IB 사업권을 확보하는 사업자는 단기적으로 고수익을 얻기 보다는 발행어음 업무를 통해 투자재원을 확충하고 각종 투자사업과 연계해 수익성을 확대하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제 증권가의 관심은 금융당국이 초대형 IB 심사과정에서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에 모아지고 있다. 당장, 금융당국이 초대형IB 지정과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각각 엄격한 심사기준을 들이댈지, 아니면 자격요건에 해당되는 사업자에 일괄적으로 사업권을 부여할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초대형IB를 준비 중인 증권업계 고위 임원은 "초대형IB는 자기 자본 4조 이상의 요건을 달성하면 무리 없이 지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문제는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을 수 있느냐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IB 타이틀은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면 대부분의 사업자에 일괄적으로 부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발행어음 인가 부문에서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문제와 행정 제재 전력 등을 엄격히 문제삼을 경우, 낙마자가 나올 가능성도 커 보인다.
대상업체 중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은 법령 위반으로 최근 행정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고,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은 대주주 적격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와 관련,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초대형IB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심사하는데 그중에 심사기준 가운데 결격사유가 있으면 인가를 받지 못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심사를 앞두고 있는 증권사들의 입장은 절박하다. 이미 수년전 부터 초대형IB 요건을 맞추기 위해 자기자본을 급격히 늘려왔고, 이 때문에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악화된 상황에서, 자칫 사업권까지 확보하지 못할 경우, 회사 전체로 볼 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초대형 IB들이 모험자본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더 활성화 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투자의 선순환이 이뤄지면 결국 고용증대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욱·김민수기자 ea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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