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인 신고리 5, 6호기의 건설 여부에 대한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공론화 기간 건설 일시 중단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건설 임시중단 반대 측에선 '원자력안전법 제17조'를, 건설 임시중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정부 측은 에너지법 4조에 근거해 각 진영의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10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조만간 신고리 5, 6호기 건설 임시 중단 여부를 안건으로 상정하는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 7일 한수원 이사회는 임시 중단 여부를 위한 제반 사항을 보고하는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공론화 기간 발생할 일용직 근로자의 임금 등 유지·관리 비용을 검토하고, 이사회 의결을 위한 법적 근거 등을 논의했다. 또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3개월간 중단할 경우 인건비 120억원을 비롯해 총 1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내용 등이 보고됐다. 신고리 5, 6호기 공사 일시 중단 여부에 대해선 결정하지 않았다. 한수원은 "다음 이사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사안의 시급성 등을 고려할 때 조만간 이사회가 열려 임시 중단 여부에 대한 내용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임시 중단에 대한 위법 여부가 논란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29일 원전 운영 주체인 한수원에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기간 중 공사 일시 중단에 관한 이행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원자력안전법 제17조에 따르면 원전건설의 일시정지 및 취소 결정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하도록 돼 있는데 산업부가 한수원에 공사 일시중단을 강행토록 요청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전 건설공사 허가 당시 거짓이나 부정, 절차 미비 등이 드러나거나 원전의 안전성 이행확보 조건을 위반한 경우 등에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년 이내 공사정지 및 취소를 할 수 있게 돼 있어 공론화 기간 중 공사중단 조치 근거도 현재로선 없기 때문에 절차적 위반 문제 제기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지난달 27일)에서 결정된 내용을 국무조정실장이 직접 브리핑을 통해 발표함에 따라 한수원의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이를 통보해 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란 입장이다. 또 에너지법 제4조에 에너지 공급자인 한수원이 국가에너지 시책에 적극 협력할 포괄적인 의무가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법 제4조 3항엔 '에너지공급자와 에너지사용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에너지시책에 적극 참여하고 협력해야 하며'란 내용이 명시돼 있다. 산업부는 원자력안전법 제17조의 허가취소·공사정지 명령은 사업자 귀책사유, 애초 허가된 계획과 불일치를 사유로 안전을 위해 규제적 관점에서 취해지는 것이며, 공익적 필요에 따라 국무회의를 거쳐 '사업자의 협조'를 기초로 결정한 신고리 5, 6호기의 3개월 일시중단과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병립기자 ri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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