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29번째 국산 신약 허가
이웅렬회장 19년 연구끝 상용화
미국서 이르면 연말께 임상 3상
이웅렬회장 19년 연구끝 상용화
미국서 이르면 연말께 임상 3상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사진)'를 29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했다. 인보사는 이웅열 회장이 1998년부터 약 1100억원을 투자한 제품이다.
이번 허가로 코오롱생명과학은 차세대 치료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유전자치료제 시장에서 한발 앞서게 됐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14년 1억7300만달러에서 올해 7억9400만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허가된 유전자치료제는 4개 품목에 불과하며, 퇴행성 질환인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는 인보사가 처음이다. 세계 퇴행성 관절염 시장은 약 4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인보사의 주성분은 염증억제와 상처치유 효과가 있는 단백질의 일종인 '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다. 기존 진통제로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는 골관절염 환자의 뼈와 뼈 사이 틈새인 관절강에 인보사를 주사하는 방식이다. 외과적 수술이 필요 없고 환자 본인의 세포를 채취할 필요 없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국내 임상 3상에서는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 중 84%에서 통증 및 기능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미국 임상 2상에서는 88%의 환자에서 2년까지 통증과 기능개선 효과가 유지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번 허가를 바탕으로 빠르면 9월부터 코오롱제약과 한국먼디파마를 통해 국내 판매를 시작하고,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작년 11월 5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은 현재 현지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임상 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충주 바이오공장에 800억원을 투자하고 인보사 생산량을 연간 1만도즈에서 10만도즈로 늘릴 계획이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19년간 끈기 있게 투자하고 기다려온 이번 성과는 회사의 성공을 넘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차례 접종비용이 400만~500만원에 달해 안정적으로 시장을 확보하려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아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골재생 등 골관절염 퇴행을 근원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도 과제다. 국내 임상에서는 연골재생이 아닌 통증개선 등에 초점을 맞춰, 연골재생 등 구조개선 효과는 입증하지 못했다. 연골재생 효능까지 입증하면 인보사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근본적 치료제 '디모드(DMOAD)' 지위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미국 임상 3상에서 효능을 입증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연골재생 등 구조개선 효과는 장기적 관찰이 필요하며, 기존 한국 및 미국 임상에서 이미 일부 환자에서 구조개선 효과가 확인된 만큼 미국 임상 3상에서 1020명의 대규모 환자 장기추적 결과를 통해 이를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섭기자 cloud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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