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초소형 핵심 칩 개발 성공
패턴 없는 난수 생성 해킹 불가
27조원 시장서 구글 등과 경쟁
자율주행차·스마트폰·드론 등
다양한 IoT 제품에 탑재 계획
중기와 시스템 개발 해외진출도
패턴 없는 난수 생성 해킹 불가
27조원 시장서 구글 등과 경쟁
자율주행차·스마트폰·드론 등
다양한 IoT 제품에 탑재 계획
중기와 시스템 개발 해외진출도
"자율주행차가 해킹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앞으로 청부살인의 가장 쉬운 방법은 자율주행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해킹을 막을 수 있는 게 양자 암호통신입니다."
SK텔레콤이 세계에서 가장 작고 저렴한 '양자 난수 생성 칩' 개발에 성공했다. SK텔레콤은 또 오는 2025년 약 27조원에 달할 세계 양자암호통신 시장 선점을 위해 해외 양자 광통신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인텔, IBM 등 최근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직접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23일 SK텔레콤은 손톱보다 작은 가로·세로 5×5×㎜ 크기로 지금까지 나온 것 중 가장 작으며, 가격도 기존 수 백만원에서 수 천만원에 비해 몇 천원 수준에 불과한 '양자 난수 생성 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양자난수생성기(QRNG)는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인 양자(퀀텀·Quantum)의 특성을 이용해 예측이 불가능하고, 패턴이 없는 순수한 난수를 지속 만들어주는 장치다. 기존 암호체계는 유사 난수를 활용하지만,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데 반해 양자난수생성기로 만들어지는 난수는 패턴이 없어 암호를 해독해 해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현재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 공인인증서 등에 활용되는 암호체계는 유사 난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양자컴퓨터 연상 능력으로 패턴을 읽으면 충분히 풀 수 있지만, 양자난수생성기가 만드는 난수는 패턴이 없기 때문에 해독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이유로 해외 주요 국가는 양자난수생성기를 개발해 군사 등 특수 용도로 활용하고 있지만, 현재 상용화된 양자난수생성기는 크고, 가격대도 높아 일반 제품에 탑재하기 힘들었다.
SK텔레콤은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비메모리 반도체 칩 형태로 구현했고, 개 당 가격도 수 달러 수준에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 칩을 앞으로 자율주행차, 스마트폰, 드론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제품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USB 형태의 양자난수생성기 개발에도 착수했다.
칩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탑재해야 하지만, USB 형태는 이미 상용화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회사는 내년부터 IoT와 자동차 등에 양자난수생성기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이와 함께 국내 중소기업들과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개발, 해외 광통신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자암호 광통신은 양자 암호를 빛 알갱이(광자)로 실어 보내는 기술이다. 회사는 기존 광통신 장비는 빛을 껐을 때를 숫자 0, 켰을 때를 숫자 1로 규정하고, 꺼짐과 켜짐을 조합하는 등 굉장히 많은 광자를 실어 암호 키를 만든다. 이 때문에 중간에 이를 빼내도 받는 사람은 모르지만, 양자암호 광통신은 단일 광자를 가지고 암호 키를 생성하기 때문에 중간에서 이를 빼내면 해킹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자암호통신은 단일 양자 수준의 미약한 신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현재 80~100㎞까지 전송이 가능했지만, 회사는 지난달 120㎞까지 통신 거리를 늘리는 전용 중계기를 개발했다. 회사는 양자암호 광통신은 현재 유선 광통신망에 적용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무선 기기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양자암호 광통신을 단말기와 중계기간 각도를 맞추기 어렵고, 건물 등 장벽이 많기 때문에 현재 무선으로 이용할 수 없다"며 "중국과 일본은 양자암호 위성을 쏴 올려 광자를 1200㎞ 상공에서 쏘는 방식을 계획 중이고, 우리도 곧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사는 지난 2011년부터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국내 중소기업들과 원천 기술과 상용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회사는 지난해 2월 분당 사옥에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을 마련하고,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을 받고 있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앞서 노키아와 양자암호통신 사업협력을 체결했다.
나원재기자 nw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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