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력 파견 악덕 외주업체들
면접·교육비 갈취 등 편법 자행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책 시급"
면접·교육비 갈취 등 편법 자행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책 시급"
"다수 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이 인력 파견업체를 거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업에 파견을 가 계약기간 동안 개발에 참여하는 프리랜서로 근무합니다. 이때 파견회사가 모든 것을 좌우하기 때문에 원청이나 하청·재하청을 통해 일하게 될지 알 수 없어 개발자들은 이를 '보도방'으로 빗대고 있습니다."
9년 차 프리랜서 SW개발자인 최모씨는 자신이 처한 신세를 이같이 털어놨다.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최씨는 유명기업의 SW교육센터를 이수한 후 IT 인력 외주업체를 통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 추진하는 SW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프리랜서 개발자다. SW업계에서 일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은 경영 여건상 많은 SW개발자를 고용할 수 없어 프로젝트 수행 여부에 따라 외주업체를 통해 개발자를 공급받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SW정책연구소의 '2016년 국내 SW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국내 SW기업은 1만6511개, 총 종사자 수는 36만1411명이다. 1개 SW기업당 평균 22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SW 기술인력은 23만4955명, 이 가운데 절반인 11만2681명을 SW개발자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개발자의 고용형태나 근무조건 등을 파악한 상세 자료는 없다. SW업계의 영세성을 고려하면 상당수의 개발자가 프리랜서 형태로 계약을 맺고 단기파견 형태로 일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SW 개발자를 확보하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업에 인력을 파견하는 IT인력 전문 외주업체가 상당수 존재한다. SW 교육센터 이수자나 전공자를 인력 풀로 확보하고 공급 요청이 오면 개발자를 파견해 수수료를 챙긴다. 프리랜서 개발자들은 외주업체들 가운데 월급을 떼먹거나 파견계약 해지를 막기 위해 면접비를 받는 악성 업체를 유흥업계에서 접대부를 공급하는 '보도방'으로 빗대어 부른다.
민주노총 산하 IT노조 홈페이지에는 악덕 외주업체인 보도방 리스트와 면접비 갈취, 혹사 대기업 리스트 등이 올라와 있다. 최 모씨는 "정부에서 SW중심사회, 지능정보사회, 4차 산업혁명 등으로 SW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지만, 막상 현업에서 SW개발자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실상을 파악하고 알려진다면 개발자로 꿈꾸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IT노조 관계자는 "악덕 인력파견 외주업체를 속칭 보도방으로 부르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부 외주업체는 인력 확보를 위해 면접비나 교육비 등으로 면접자들로부터 현금을 받아놓고 파견을 나가 일정 기간 근무한 후 돌려주는 편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W개발자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불법행위, 보도방 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이를 신고할 수 있는 기구와 감독 관리 등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우영기자 y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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