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부작용이 없으면서 조영 효과가 탁월한 '차세대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를 개발했다. 이 조영제가 상용화되면 뇌졸중 등 뇌 혈관과 뇌 관류 질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널리 쓰일 전망이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과 최승홍 연구위원 연구팀은 중국 안후이성병원과 공동으로 '산화철 나노입자 기반의 MRI 조영제'를 개발, 영장류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실험에서 정확한 진단 결과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MRI는 살아있는 신체기관을 비침습적으로 실시간 영상화할 수 있는 영상 진단장비로, 각 조직과 혈관 등을 명확하게 관찰하려면 조영제가 필요하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MRI 조영제는 희토류 원소인 가돌리늄(원자번호 64번)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가돌리늄 조영제는 혈관과 생체 내 체류시간이 짧아 장시간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하기 어렵다. 또 신장기능이 약한 환자에 적용하면 전신성섬유증을 유발하거나, 뇌 침착에 따른 신경계 부작용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산화철 나노입자 기반의 MRI 조영제 개발이 시도되고 있으나, 엄격한 임상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균일한 2나노미터 지름 크기의 산화철 나노입자 기반의 양성 조영제를 안전하게 대량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매우 작은 크기의 산화철 나노 입자가 양성 조영제로 사용할 수 있음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조영제를 원숭이와 개 등과 같은 동물실험을 통해 독성에 안전하면서 뇌 혈관을 정확히 조영하는 등 조영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실험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벗어나 영장류로 임상실험을 확대,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최승홍 연구위원은 "뇌 혈류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우수한 조영효과를 지녀 향후 뇌졸중 진단과 치료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실제 임상시험을 거쳐 다양한 다양한 질병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7월 31일자)'에 실렸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산화철 나노입자 기반의 조영제를 이용해 개와 원숭이의 혈관을 조영한 모습으로, 직경 2나노미터 크기의 산화철 나노입자를 합성할 수 있어 뇌 혈관과 뇌관류 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