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장관 지명 늦춘 `공직자 주식백지신탁` 개선되나

입력: 2017-08-28 15:20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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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선임이 정부 출범 100여 일 만에 이뤄진 가운데 인선이 늦춰진 배경으로 지적되는 공직자 주식백지신탁제도가 달라질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3∼25일 박성진 중기부 장관 후보자 지명 전후 열린 벤처기업협회의 '벤처썸머포럼'에서는 주식백지신탁제도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나 중기부 같이 사업가 출신 실무형 장관이 필요한 부처에는 예외를 두는 식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 등 벤처인들은 "주식백지신탁제도로 인해 능력 있는 기업인들의 공직 진출이 제한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제도 개선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주식백지신탁은 공익과 사익의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공직자윤리법에서 명시하는 제도로, 대통령 등 고위공직자가 적용 대상이다. 임명직인 장관 역시 법을 적용받는다. 장관 등 고위공직자는 보유 주식을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신고해야 하고 위원회가 직무 연관성을 인정하면 한 달 안에 팔거나 금융기관에 신탁해야 한다. 또 금융기관은 이를 두 달 안에 매도해야 한다.

한 중기업계 관계자는 "장관 인선이 늦어진 이유는 하마평에 오르내린 기업인들이 백지신탁 등 현실적인 문제를 이유로 선뜻 동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정부에서도 이로 인해 인사가 불발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 중소기업청장에 선임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백지신탁을 이유로 사퇴한 바 있다.

이에 중기·벤처업계에서는 법안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국회에서 주식의 보관신탁이 가능하도록 발의됐다 폐기된 법안과 같이 정부와 국회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 한 위원은 "유지 시 실무형 인사 공직 임명 불가, 변경 시 이해충돌에 정책적 허점이 발생한다는 지적 모두 일리 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논란이 되고 있어 제도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조건 매각하는 게 아닌 해당 임기와 일정 기간 신탁을 해뒀다 돌려받는 대신 늘어난 이득에 대해서는 국고로 환수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인사혁신처는 제도 변경은 법 개정 사안으로 국회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내놓는다. 인사혁신처 한 관계자는 "고위공직자가 사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개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해충돌 방지 보완책 마련을 전제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 중장기적인 제도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종진기자 truth@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