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증권사 중 첫 운영
지수·환율 등 질문에 대답 척척
투자성향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누적 이용자수 3만5000명 달해
만족도 설문 5점 만점에 '4.8점'
지수·환율 등 질문에 대답 척척
투자성향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누적 이용자수 3만5000명 달해
만족도 설문 5점 만점에 '4.8점'
#투자자 A씨는 최근 다시 주식거래를 하기 위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접속했으나 ID와 비밀번호가 도통 생각나지 않았다. 콜센터에 전화해 물어보려 했으나 시계는 이미 오후 6시를 가리켰다. A씨는 ID를 찾기 위해 MTS를 살펴보던 중 인공지능(AI) 로봇으로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는 '로봇 벤자민'을 발견했다.
대신증권은 증권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콜센터를 대신해 24시간 이용자의 문의사항을 실시간 접수하고 해결해주는 챗봇 벤자민을 운영 중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2월경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엔진을 기반으로 벤자민을 제작, 기존의 챗봇과 달리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방식을 도입했다. 벤자민의 이름은 증권분석의 창시자이자 아버지로 불리는 벤자민 그레이엄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현재 챗봇 벤자민 누적 이용자 수는 3만5000명으로, 1차 만족도 조사 결과 5점 만점에 4.8점을 받았다.
기자가 직접 벤자민과 대화를 시도해보니 역시 만족도가 높았다.
가장 먼저 대화창에 "오늘 주식시장은 어때"라고 물으니 벤자민이 1초만에 현재 시간의 코스피지수를 보여줬다. 이어 '코스피200', '원·달러환율', '엔·달러환율'을 쳤더니 각각의 지수와 환율 현황을 알려줬다. 기자가 "이번주 코스피 밴드는"이라고 물어보니 벤자민이 한주간의 증시를 전망한 기사를 보여줬다. 기사 중 하나를 클릭하니 전문보기가 가능했다.
내친김에 관심있는 종목의 주가도 물어봤다.
대화창에 '삼성전자 주가'라고 입력하니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와 전 거래일 대비 변동 폭을 보여줬다. 특히 해당 종목의 수급, 시세, 재무상태 등 시장지표를 점수화해 100점 만점에 몇 점인지 알려줬다. 아울러 해당 종목의 현재상태를 맑음, 비, 흐림의 기상도로 제공해 종목의 현재 상태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이슈인 '북한', '트럼프' 등의 단어를 입력하니 관련 뉴스도 소개했다.
기자는 조금 더 증권업무와 관련된 질문을 해보기로 했다.
기자가 "오늘의 추천종목은"이라고 묻자 벤자민은 종목발굴 화면으로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펀드 추천해 줘"라고 묻자 인기 상위 펀드와 수익률 상위 펀드를 보여주거나 상담원 연결을 안내했다.
벤자민은 기존 주식거래자에게는 투자자의 행동패턴, 상담 및 거래이력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성향에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펀드,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 추천 금융상품만 40개가 넘는다.
기자가 '공모주청약'이라고 입력하니 벤자민이 엄지를 추켜세우며 공모주 청약 방법을 소개했다. 이외에 이용자가 궁금해 할 수 있는 '공모주청약 자격', '공모주청약 경쟁률', '공모주청약 내역확인' 등의 검색도 가능하도록 안내했다.
벤자민과 간단한 인사나 안부를 묻는 것도 가능했다. 기자가 벤자민에게 "여자냐"고 물으니 "저는 건강한 남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몇살이냐"고 물으니 "쉿! 비밀이예요"라며 천역덕스럽게 말했다. "점심메뉴는 뭐가 좋을까"라고 물어보니 "고민하지 마시고 간짜장~!"이라고 대답했다. 벤자민은 몇번이고 간짜장만 추천했다.
다만 벤자민이 학습 1년차라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날씨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 위치와 다른 지역의 날씨를 알려줬고, 내일의 날씨는 알 수가 없었다. 또 가까운 영업점을 묻자 "제가 학습하지 않은 질문을 해주셨네요. 열심히 공부해서 고객님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벤자민은 현재 MTS 뿐만 아니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대신증권 홈페이지, 카카오톡에서도 이용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이용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벤자민을 고도화 하고, 올해 말쯤에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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