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역량 강화 및 지역 간 네트워크 형성을 목적으로 마련된 '2017년 국외 한국어전문가 초청 연수회'는 국립국어원과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이 공동 실시했다. 연수회에 참가한 러시아 이르쿠츠크국립언어대학교 리 예카테리나 교수를 만나 연수회를 마친 소감을 들어보았다.
한국어 교육자가 된 계기가 있다면?
사실 교육자가 된 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 있다. 3학년 때부터 한국 관광객들에게 안내를 해 주고, 시베리아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인 사업가들에게 통번역을 해 주곤 했다.
그러다가 대학교를 졸업 후 한국어과에 한국어 강사가 부족하니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됐다. 그때 제가 좋아하는 한국어에 대한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꺼이 그 부탁을 받아드렸다. 그 후 15년이 지났지만 직업을 바꾸거나 그만둘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이번 연수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
저는 이번 연수는 절대 잊지 못 할 것 같다. 의미 있는 강의와 세미나는 물론이고, 주관 기관인 이화여대 언어교육원 선생님들과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눈 것, 기숙사에서 국립국어원까지 출퇴근한 것, 국립국어원 7층 구내식당 음식을 맛본 것, 기숙사 10층 휴게실에서 생일 파티를 한 것 등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무엇보다 국립국어원 직원 분들과 이화여대 언어교육원 선생님들하고 함께 방문한 DMZ가 기억에 남는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평화의 종, 평화 기념비, 기차역, 땅굴 등을 구경하고 한국 전쟁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책으로만 알고 있었던 한국 아픈 역사를 눈물이 날 정도로 깊게 느낄 수 있었다. 실은 이번에 저는 13년 만에 한국을 다시 방문한 것인데 한국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인지 다시 깨달았고 한국과 한국어를 더욱 더 사랑하게 됐다.
국립국어원과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연수회의 주최 기관인 국립국어원과 주관 기관인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 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저를 선발해 주시고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다. 연수회에 오기 전 저는 중·고급 러시아 학생을 위한 한자어 교재를 개발하고 싶은 마음이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교재 개발에 대한 조언을 해 줄 사람이 없어 막상 시작을 못 하고 있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한 단원을 완성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이 연수회에서 배우고 연구한 것들을 바탕으로 교재를 완성해서 러시아에서 출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cs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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