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 학 · 연 전문가 모인 '혁신신약살롱'
자유로운 분위기서 토론…치킨집 뒷풀이
제약사·병원도 꾸준히 교류의 장 마련
"네트워킹하며 비즈니스 기회 창출 기대"
제약바이오협 '오픈이노베이션 플라자'
회원사·바이오벤처·유관기관 소통 도와
헬스케어 엑셀러레이터도 국내 도입 활발
DHP, 유전자 · VR 기업 등 육성 나서
자유로운 분위기서 토론…치킨집 뒷풀이
제약사·병원도 꾸준히 교류의 장 마련
"네트워킹하며 비즈니스 기회 창출 기대"
제약바이오협 '오픈이노베이션 플라자'
회원사·바이오벤처·유관기관 소통 도와
헬스케어 엑셀러레이터도 국내 도입 활발
DHP, 유전자 · VR 기업 등 육성 나서
![[바이오기획] 연구실 대신 호프집…제약·바이오단체, 소통하는 개방형 혁신](http://contents.dt.co.kr/images/201710/2017101902101076029001[1].jpg "[바이오기획] 연구실 대신 호프집…제약·바이오단체, 소통하는 개방형 혁신")
![[바이오기획] 연구실 대신 호프집…제약·바이오단체, 소통하는 개방형 혁신](http://contents.dt.co.kr/images/201710/2017101902101076029001[2].jpg "[바이오기획] 연구실 대신 호프집…제약·바이오단체, 소통하는 개방형 혁신")
■성장동력ㆍ일자리 `바이오`에 답이 있다
(5) 혁신 만드는 '소통의 장'…산·학·연·병 경계 허문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등 세계적인 바이오 도시의 공통점은 전문가들이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하나의 바이오 생태계를 이뤘다는 것이다. 보스턴은 바이오기업들이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었고, 그 결과 미연방 노동청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는 지난 2007년 2만4656개에서 2014년 21.3% 증가한 2만9897개의 바이오·생명공학 관련 일자리를 창출했다. 또 매사추세츠주에 소재한 바이오·생명공학 벤처들이 받은 연간 투자액은 2005년 6억달러에서 2014년 세 배 수준인 18억달러로 증가하는 등 보스턴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클러스터로 부상했다.
창업 및 기술이전 촉진 프로그램 '커넥트(CONNECT)'와 지역 바이오기업 협의회의 '바이오콤(BIOCOM)' 등으로 교류가 활성화 된 샌디에이고 또한 연간 바이오·생명공학 관련 일자리가 2014년 1만9134개에서 2014년 2만7123개로 41.8% 늘었다. 이 같은 네트워크와 협력문화는 산·학·연·병의 경계를 허물고 산업의 혁신을 촉진했으며, 최근에는 국내에도 이러한 생태계 조성의 열풍이 불고 있다.
◇혁신신약 학술토론의 장 '혁신신약살롱'=지난 달 26일 오후 7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양디스커버리센터에서 열린 '혁신신약살롱' 모임에는 신약개발 연구자, 대학교수, 정부 관계자, 기업인, 협회·단체 등 국내 바이오업계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작년 5월 시작된 판교 혁신신약살롱은 세미나와 학술모임 등의 형식으로 매달 열리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현지 바이오 전문가들과 연계 모임도 개최되는 등 최근에는 국제 네트워크의 장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삼양바이오팜이 혁신신약살롱 모임에 장소 제공 등을 협력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준비된 샌드위치와 음료로 간단히 요기를 하면서 인사를 나눴고, 오후 7시 30분부터 송상옥 스탠다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근 관심이 높은 '인공지능(AI) 기술과 신약 연구 및 개발의 혁신'을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행사 장소인 삼양디스커버리센터 비즈니스센터는 카페처럼 꾸며져 있어 참가자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강의를 경청했다.
송 COO는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의 다양한 변화가 세계적으로 감지되고 있고, 지난 7월 미국 보스턴에서 'AI파마 이노베이션'이라는 인공지능 신약개발 학회가 처음 열리는 등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AI를 활용한 질병 예측과 검증에 대한 스탠다임의 사업 모델을 소개했고,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자리를 메운 신약개발 및 바이오 전문가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한 신약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장 질의를 하며 즉석에서 협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강의 후에는 인근 치킨집에서 뒷풀이가 이어졌다.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와 벤처캐피탈 관계자, 바이오단체 관계자 등이 한 자리에 모여 맥주를 마시며 최근 업계 동향과 사업분야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혁신신약살롱은 이 같은 오프라인 모임 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최신 바이오 동향 공유, 행사안내, 산업 관련 질의응답 등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달 현재 페이스북 모임의 멤버는 1772명에 달하고 있다.
◇삼성도 병원도 '바이오 생태계' 조성 박차=혁신신약살롱과 같은 네트워킹의 장은 국내에서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6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개최한 '바이오·제약업계 교류회'도 이번에 5회를 맞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월부터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가벼운 칵테일 및 간편식과 함께 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약 200명이 참가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는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업계 동향과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여러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네트워킹을 하며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미셀은 지난 2009년부터 국내 의료진과 업계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정기 학술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줄기세포에 대한 학계의 이해를 높이고 업계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코디엠은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에서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을 개최했으며, 휴젤은 작년 5월 서울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제1회 휴젤 오픈이노베이션 데모데이'를 개최해 바이오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병원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HIP)는 이달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헬스케어혁신파크 운동장에서 헬스케어 분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허브앤스포크_넷' 행사를 개최한다. 물류용어인 '허브앤스포크'는 중심지 역할인 허브에 화물을 모아 바퀴살처럼 각지에 배송한다는 의미로, 행사에서도 업계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소통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뻗어 나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부원장의 제안으로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이번 행사는 4월부터 격월 단위로 열리고 있으며, 투자 관계자와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 병원 임상 교수 등이 200여 명씩 참석하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협회·단체도 '소통'으로 혁신 지원=이 같은 소통은 경계를 허물고 상업화를 촉진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단체들도 이를 위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는 지난 2014년부터 매년 '한국 제약산업 공동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공유하고 공동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바이오혁신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지난달 21일 서울 방배동 협회에서 제1회 '바이오 오픈 플라자'를 열었으며, 최근에는 제약회관에 대규모의 공사를 단행하면서 4층 강당과 2층 대회의실에 '오픈이노베이션 플라자'를 마련했다. 회원사는 물론 바이오벤처나 유관 기관, 단체 등이 자유로운 소통의 자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앞으로 협회는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물결 속에서 주목받는 제약산업을 국민 신뢰 기반의 '국민 산업'으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산·학·연의 공유된 뜻을 모으며 소통과 협력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중국·호주·스위스 등 각국 바이오협회 및 단체, 병원, 국내외 투자기관 등과 MOU를 체결하고 회원사들과 다리를 놓고 교류를 활성화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한중바이오파트너링 포럼, 바이오플러스 인천 등 행사를 비롯해, 오는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는 업계의 활발한 교류와 사업기회 창출을 위해 '빅 오픈이노베이션'을 주제로 '코리아바이오플러스' 행사를 개최한다.
대학교수, 연구자 등 초기 창업자를 장기적으로 지원하고 미래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 성장을 가속화 하는 '엑셀러레이터'도 국내에서 시도되고 있다.
미국에서 초기 단계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가 활성화 된 것은 엑셀러레이터의 역할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세계 115개의 헬스케어 관련 엑셀러레이터 중 87개가 미국에 소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 6월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가 설립돼 현재 희귀질환 유전자 분석 기업 '쓰리빌리언', 모바일 기반 혈당 관리 플랫폼 개발 기업 '닥터다이어리', 가상현실(VR) 기반 백내장 수술 시뮬레이터 개발하는 '서지컬마인드'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도 매년 인터비즈바이오파트너링 포럼 등 오픈이노베이션의 장을 마련해온 데 이어 올해 말 출범하는 '제약·바이오 사업개발 연구회(K-BD그룹)'를 통해 엑셀러레이터의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영국 엑셀러레이터 Xn Tree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고, 추가로 해외 엑셀러레이터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은 규모 있는 1개 제약사가 1개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는 '1사 1스타트업'을 모토로, 기업의 니즈에 부합하는 '주문형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