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볼트, 스웨덴에 배터리 공장
테슬라, 네바다 '기가팩토리' 가동
수년내 자국산 배터리교체 움직임
"정부 주도 내수육성정책 세워야"
테슬라, 네바다 '기가팩토리' 가동
수년내 자국산 배터리교체 움직임
"정부 주도 내수육성정책 세워야"
한국, 일본, 중국이 삼분했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 미국과 유럽 등이 가세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배터리 전쟁이 시작하고 있다. 한국의 위상이 아직 이 시장에서 세계 최고이지만, 중국 등 주요 국가의 정책적 지원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시장 우위를 계속 유지하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신생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업체인 노스볼트는 최근 40억 유로(약 5조3000억원)를 투자해 스웨덴 북부에 있는 셸레프레오와 베스테로스 지역에 전기차와 전력저장장치(ESS) 용 중·대형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현지 지역자치단체와 협약을 체결했다. 전 테슬라 임원이었던 피터 칼슨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이 회사는 내년 하반기에 공장 건설을 시작해 오는 2020년에 연간 8GWh 용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2023년까지 32GWh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는 LG화학과 삼성SDI의 연간 생산량 합계를 뛰어넘는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경우 연간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량은 용량 기준으로는 약 20GWh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는 약 10GWh 수준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또 바스프,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동맹을 만들고 배터리 업체 육성에 22억 유로(약 3조원)를 지원하는 등의 계획을 내년에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테슬라와 파나소닉은 올해 초 미국 네바다주에 세운 합작 공장인 기가팩토리의 연간 생산량을 내년에 연간 35GWh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20년 이후에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LG화학과 삼성SDI 수준의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대거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을 보면 파나소닉과 LG화학, CATL이 각각 1~3위를 차지하는 등 주로 한·중·일 업체들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이 같은 미국과 유럽의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미국과 유럽에 있는 완성차 업체들이 수년 내에 자국산 배터리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이 같은 자국 우선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도체와 같은 기술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내수 육성 정책이 필요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등록된 전기차는 9481대로 올해 정부의 목표치인 1만4000대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또 세계 각국이 보조금 중심에서 규제 중심으로 전기차 육성 정책을 바꾸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은 오는 2020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대신 완성차 업체에 오는 2019년부터 전체 판매량의 10%를 의무적으로 전기차 판매량으로 채우도록 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이제 막 전기차 의무 판매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업계는 자칫 정부가 내수 시장을 키우지도 못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외국 진출만 막을 경우, 시장 경쟁력이 빠르게 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배터리 분야의 기술 유출 가능성을 살피는 소위원회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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