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신사동 가로숫길에 개관
해외기업 첫 이통대리점 자격
휴대전화 판매·개통 직접 맡아
계좌정보 등 애플에 넘어가는셈
판매 장려 지원금 유출 우려도
해외기업 첫 이통대리점 자격
휴대전화 판매·개통 직접 맡아
계좌정보 등 애플에 넘어가는셈
판매 장려 지원금 유출 우려도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애플스토어에 대리점 코드를 부여하는 전산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유통 전문점처럼 애플스토어도 이통3사의 대리점 코드를 받아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말했다.
애플스토어는 애플의 플래그십 매장으로 통상 제품 전시와 판매를 맡지만, 이례적으로 한국에서는 이통 대리점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대형 가전유통판매점이 이통사의 가입과 개통 업무를 하는 경우는 이통사 대리점이 양판점에 입점하거나 유통업체가 직접 '대리점 코드'를 받아 운영하는 형태다. 국내에서는 삼성 디지털프라자와 LG베스트샵, 하이마트 등이 대리점 자격으로 휴대전화 판매와 개통을 하고 있다.
처음으로 국내에 세워질 애플스토어가 직접 이통 대리점 자격을 부여받으면 해외기업으로는 첫 사례다. 그렇다 보니 이 과정에서 외국계 기업에 국내 이통사의 가입망을 열어주는 것에 대한 논란이 벌써 제기된다.
외국 기업에 민감한 개인정보를 그대로 넘겨주는 것에 대한 우려다. 이통사에 가입할 때 본인 확인을 위한 신분증과 결제를 위한 계좌번호 등 중요 개인정보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애플에 넘어가게 된다. 특히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외국 IT 기업이 개인정보 무단 수집이나 유출 물의를 빚어도 당국이 이렇다 할 조치를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애플도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판매 장려금이나 지원금이 국내 소비자에게 제대로 돌아갈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일반 대리점들은 이통사로부터 받은 판매 장려금과 지원금을 활용해 경쟁을 하는데, 애플이 이런 '페이백' 서비스를 할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국내 이통사의 지원금으로 애플의 배만 불려줄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통신은 기간사업인데 외국계 기업에 국내 이통가입망을 열어 주는 것은 문제"라며 "장려금과 지원금 등의 국부 유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현재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가 확산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의 취지에도 역행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완전자급제는 단말기 판매와 이통사 서비스 가입을 완전히 분리하는 제도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법안 발의 의사를 밝혔다. 박홍근 의원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이통3사의 특수 관계인과 제조사와 하이마트 등 대기업의 단말기 유통을 금지한다. 이 법이 통과되면 애플스토어의 단말기 판매와 개통 업무를 두고 역차별 논란이 일 수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정부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처음 있는 일이라 명확한 해석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제조사가 대리점의 자격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외국기업이라고 해서 제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기존 포털 등 사업자들도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어 그 자체로만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서는 보관과 관리에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있는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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