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14만여대 그쳐 '썰렁'
미국·중국서도 부진한 모습
"안전성 논란 등 잇단 악재
사실상 '흥행 실패' 조짐"
미국·중국서도 부진한 모습
"안전성 논란 등 잇단 악재
사실상 '흥행 실패' 조짐"
[디지털타임스 김지영 기자]애플 아이폰8의 국내 개통 이틀간 성적표가 전작에 크게 못 미쳤다. 전작에 비해 이렇다 할 차별성이 없고, 이어 나올 아이폰Ⅹ(텐) 대기수요가 이런 결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국내 출시된 아이폰8은 이틀 동안 이동통신사를 통해 약 14만대가 개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 7은 출시 이틀 만에 사전 구매자들이 몰리면서 20만대가 판매됐다. 이후 3주 이상 하루 판매량이 2만대 수준으로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것에 비교하면 썰렁한 반응이다.
이 같은 반응은 사전판매에서도 예상된 것이다. 지난달 27일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아이폰 8의 사전 예약 판매 접수를 시작했지만, 당시에도 아이폰7의 60∼70% 수준에 그쳐 흥행 실패 조짐이 보였다.
아이폰8의 부진은 국내뿐만 아니라 1차 출시국인 미국과 일본·중국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로컬리틱스 조사를 보면 아이폰8의 출시 첫 달 판매량이 1890만대에 그쳤다. 아이폰7의 첫 달 판매량 3500만대의 절반 수준이다. 아이폰 시리즈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일본에서도 아이폰8 시리즈 출시 후 닷새간 판매량이 전작 아이폰7보다 31% 감소했다. 이미 중국에서는 이달 초 아이폰X 출시를 앞두고 대대적인 아이폰8 할인판매에 돌입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아이폰8이 중국 시장에서도 토종 브랜드에 밀려 실망스러운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아이폰8의 고전은 무선충전 기능 이외에 아이폰7과 차별점이 적고 곧 출시될 아이폰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Ⅹ' 사이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애플은 배터리 스웰링(부풀어오름) 결함에 대한 해명도 내놓지 않아 안전성 문제도 논란이 남아있다.
아이폰Ⅹ의 국내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애플이 국내 출고가를 공시하면서 12월께 출시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아이폰Ⅹ에 대한 기대수요로 이제 막 개통을 시작한 아이폰 8이 국내에서도 찬밥신세로 전락할 여지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통 첫날 행사와 매장 분위기도 예년같이 뜨겁지 않았다. 지난 3일 이통 3사는 아이폰 8의 정식 개통행사를 진행했지만 아이폰7 출시 당시보다 초청 규모가 줄어들었다. 대부분 모델은 이날 행사 시간 이후 대기 행렬 없이 구매와 체험, 문의가 가능했다. 전작인 아이폰7은 출시 당시 애플 유통매장인 프리스비 명동점 앞에 개점 1시간 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 전작들의 경우는 출시 때 전날부터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는 소비자들도 있었지만 아이폰8에선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통사 관계자는 "젊은 층에서 그나마 관심이 있지만, 아이폰Ⅹ을 기다리는 대기수요로 첫날 개통 열기는 아이폰6나 아이폰7 등 전작에 비해 떨어진다"며 "아이폰8이 아니라 아이폰Ⅹ 출시 시기를 더 많이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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