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이사회 "정상추진 어려워"
설계용역·부지매입 수천억 투입
매몰비·토지보상 등 갈등 우려
환경단체 "탈원전에 속도 내야"
원전 찬성측 "7.0지진에도 안전"
설계용역·부지매입 수천억 투입
매몰비·토지보상 등 갈등 우려
환경단체 "탈원전에 속도 내야"
원전 찬성측 "7.0지진에도 안전"
특히 원전 찬성 측은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5.4 규모 강한 지진에도 국내 원자력발전소가 이상 없이 정상 가동하는 등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탈원전 반대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반해 원전 반대 측은 한국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강조하며 탈원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6일 환경단체인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안전이 우선이다. 핵발전소 중단하라'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공동행동은 "작년 경주 지진에 이어 포항 지진도 한반도 동남부 일대 양산 단층대에서 발생했다"며 "지진규모는 작년 경주보다 약하지만, 진원의 깊이가 더 얕아지고, 피해규모는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제는 계속해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는 한반도 동남부 인근인 경주, 부산과 울산, 울진 등에 18개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5기가 건설 중"이라며 "제대로 된 지진안전 대책 없이 지진위험지대에서 가동, 건설 중인 핵발전소를 중단하고 안전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용훈 카이스트(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공론화 때 많이 논의했지만, 현재 지진 대비는 잘 돼 있다"며 "규모 6.5 지진이 와도 문제없고 충분한 여유를 뒀기 때문에 사실 7.0 규모의 지진이 와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원전 24기는 모두 리히터 규모 6.5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월 원전 안전기준 강화 방안을 발표에서 내년 6월까지 모든 원전이 규모 7.0의 지진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내진성능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수원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새 원전의 정상적인 사업추진이 어려울 것이란 내용을 담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관련 발전설비 현황조사표' 안건을 보고했다.
한수원은 이사회에서 신한울 3·4호, 천지 1·2호, 아직 이름을 정하지 않은 2개 원전 등 새 원전 6기와 관련해 "정부의 에너지 전환 로드맵 상 새 원전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기로 돼 있어 정상적 사업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월성 1호기 조기 폐로에 대해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에너지 전환 로드맵 이행을 위해 조기 폐쇄가 불가피하나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이 필요하며, 운영변경 허가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폐쇄 시기를 확정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또 고리 2~4호, 한빛 1·2호, 월성 2~4호, 한울 1·2호 등 8차 수급계획 기간인 2031년까지 설계수명이 만료하는 노후 원전 10기 등의 현황 보고도 이뤄졌다. 조사표에는 월성 1호를 조기 폐쇄, 새 원전 건설 취소 등 앞으로 계획은 담기지 않았지만, 새 원전 건설을 사실상 취소하고, 월성 1호기도 조기 폐쇄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그대로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건설 예정 원전의 매몰비와 토지 보상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련 원전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의 매몰비를 2445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1조원에 육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병립기자 rib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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