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극재 3%·전해액 4.5% 불과
핵심소재 점유율 중·일에 밀려
국내 완제품도 부품 외부 조달
배터리강국 뿌리 흔들리나 우려
"신소재 개발로 경쟁력 키워야"
핵심소재 점유율 중·일에 밀려
국내 완제품도 부품 외부 조달
배터리강국 뿌리 흔들리나 우려
"신소재 개발로 경쟁력 키워야"
리튬이온 배터리 강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가 정작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주요 핵심 부품·소재 시장에서는 중국, 일본 등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자동차 등 새로운 리튬이온 배티러 수요 발생에 따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부품소재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장차 배터리 종주국은 '뿌리 없는 나무'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일본 시장조사업체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부품소재 시장에서 우리나라 점유율은 중국과 일본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부품별로 보면 우선 양극재의 경우, 수량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작년 점유율은 8.3%에 머물렀다. 2014년에는 11%였던 점유율이 2년 만에 3.3%포인트 하락했다. 반대로 중국은 같은 기간 53.3%에서 67.7%로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일본은 25%에서 13.6%까지 하락했지만, 우리나라보다는 점유율이 높았다.
전해액 역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014년 6.8%에서 작년 4.5%로 줄었다. 중국과 일본의 점유율은 각각 75%, 20.6%에 이르렀다. 그나마 세계 2위 수준인 SK이노베이션이 버티고 있는 분리막에서는 10.5%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역시 2014년 11.9%에서 1.4%포인트 하락한 숫자다.
음극재도 2014년 1.9%에서 작년 3.0%로 점유율이 늘었지만, 시장에서 존재감은 거의 없다. 야노경제연구소 측은 "SK이노베이션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에 작년 후반부터 공급을 시작했지만 다른 부품소재는 주로 중국 기업들이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는 상당한 양의 부품·소재를 외국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시장조사 업체의 통계를 종합하면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완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소형의 경우 약 40%, 중·대형의 경우 30% 수준인 만큼 국내에서 소재를 조달할 방법이 없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부품소재 개발은 하지만, 자체 생산보다는 외부에서 조달하는 게 수익성 측면에서 낫다"며 "또 희소금속 등 원재료가 국내에는 거의 없기도 하고, 해외 부품소재가 더 저렴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국내 배터리 부품소재 제조업체는 SK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정책적으로 세계적 수준의 부품소재 업체를 육성해 앞으로 있을 자원 전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기름 한 방울 안 나오는 우리나라에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경쟁력을 갖춘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제능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라며 "배터리 부품소재 역시 공정 혁신이나 신소재 개발로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야노경제연구소는 작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4대 부품소재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140.1% 증가한 98억7745만 달러(약 10조8000억원)를 기록했고, 올해는 130억 달러(약 14조2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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