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점 모습 정지화면서 관람
5G·네트워크 관리에 AI 접목
음성인식만으로 손쉽게 관리
5G·네트워크 관리에 AI 접목
음성인식만으로 손쉽게 관리
[디지털타임스 강은성기자]빙판을 박차고 도약한 피겨선수의 고난이도 점프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 모인 관중들이 일순 숨을 죽인다. 점점 절정으로 치닫는 음악과 함께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 성공한 선수가 아름다운 눈꽃을 흩뿌리며 빙판에 내려앉는 순간 장내에는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전광판과 TV 화면에는 방금 도약을 마친 선수의 연기가 전광판을 통해 생생하게 재연된다. 단순히 '슬로우 비디오' 형식이 아니라 360도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눈앞에서 선수가 다시 한 번 점프하는 것과 같은 생생한 영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최고점에 달한 선수의 모습을 포착해 정지상태의 화면을 원하는 각도에서 돌려보기도 한다.
앞으로 50일 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면 실제로 일어날 광경이다. 내년 2월 9일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구현해 그동안 올림픽 역사상 볼 수 없었던 기술의 향연을 펼치는 첨단 정보통신 및 방송기술의 집성체로 치러질 전망이다.
개막 50일을 앞둔 지난 19일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후원사이자 주관통신사인 KT는 평창과 강릉 일대에 구축한 5G 시범망과 서비스를 시연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본부 사장은 "5G 서비스가 접목된 올림픽 방송은 그동안 경기장 밖에서 선수의 행동을 바라만 봐야 했던 관객의 시선을 경기장 안의 선수 시점으로 끌어들여 보다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몰입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가장 주목을 받은 곳은 대회마다 우리나라에 금메달을 안겨주는 빙상경기장 '아이스아레나'에 설치된 360도 VR과 타임 슬라이스다.
360도 VR은 전용 카메라가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이어 붙이는 스티칭(stitching) 기술과 이 영상을 초고속 네트워크로 실시간 전송하는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다. 타임 슬라이스는 21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해 정지상태의 화면을 원하는 각도에서 돌려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기술을 통해 쇼트트랙을 도는 선수의 움직임 하나하나, 피겨 스케이팅 선수의 아름다운 기술 순간순간을 보다 실감이 나고 화려하게 안방까지 전달할 수 있다.
봅슬레이 경기를 치르는 썰매에는 '씽크 뷰' 서비스를 위한 소형 카메라가 장착됐다. 그동안은 봅슬레이 트랙 구간 구간마다 카메라가 장착돼 랩타임(구간기록)을 측정하고 해당 구간을 순식간에 지나가는 모습 정도만 관찰하면서 경기를 관전했다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씽크 뷰'기술로 완전히 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난 후 썰매가 출발하면 봅슬레이 썰매에 올라탄 선수의 시각으로 전 구간을 방송으로 중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씽크 뷰 기술을 통해 경기장이나 안방에 앉아 있는 관객들도 마치 봅슬레이를 실제로 탄 것 같은 생생함을 느끼며 경기를 관전할 수 있게 된다.
올림픽 대회 통신망 관리 체계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 KT는 5G 장비와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부분에 인공지능(AI) '프로메테우스'를 접목, 음성인식만으로 쉽고 편리하게 네트워크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공지능으로 망을 관리하면서 120시간의 모니터링 결과를 '딥러닝'해 이를 바탕으로 향후 30분 이내 상황을 예측, 장애 발생 가능성을 미리 알려준다. 네트워크에 실제 이상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딥러닝 결과 장애발생 가능성이 일정 기준을 넘어가면 "앞으로 1시간 내에 호신호가 끊길 위험이 53%입니다.", "네트워크가 중단될 가능성이 65%입니다."라는 식으로 관리자에게 알려준다. 관리자는 이 정보를 접하고 복잡한 명령어나 전산코드를 입력할 필요없이 음성으로 "장애 해결방안 알려줘", "복구 시작해" 같은 명령만 내리면 프로메테우스가 말을 알아듣고 자동으로 장애 가능성을 해결한다.
평창과 강릉 지역 일대에 흩어져 있는 KT 네트워크 인력에는 사물인터넷(IoT) 트래커를 부착, 장비 보완 인력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장애 가능성이 높아 현장 복구가 필요할 때는 가장 가까운 장소에 있는 인력을 파견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오 사장은 "그동안 개최된 올림픽은 주로 눈으로 즐기는 올림픽이었다. 도쿄올림픽은 최초의 컬러TV, 토리노에서는 최초 모바일 생중계, 리우올림픽에는 UHD 방송을 했었다"면서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는 5G에 기반한 신개념 서비스를 통해 아웃사이드 트랙에서 인사이드 트랙으로 들어와 실제 경기 현장에 들어와 있는 생생한 몰입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창(강원)=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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