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에 ‘딥러닝’ 적용했더니… 태풍진로·강우량 예측 정확

입력: 2018-01-10 18:00 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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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 '기상·기후 딥러닝모델'
강수량·태풍경로 예상 정확도↑
공군기상단과 협업…실증 추진

KISTI 태풍진로예측 딥러닝 모델을 기반으로 예측된 열대성 사이클론의 이동경로 모습
KISTI 제공

지난해 미 텍사스주에 1000㎜의 폭우와 함께 3만여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허리케인 '하비'를 비롯해 지구촌에 대규모 재난재해가 끊이지 않으면서 이를 사전 예측하는 기술이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상·기후 딥러닝모델'을 개발해 눈길을 모은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단기재난예측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강우량 예측 딥러닝모델(DeepRain)'과 '태풍진로 예측 딥러닝 모델(DeepTC)'을 개발하고, 실증 테스트를 추진한다.

딥러닝은 컴퓨터가 스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인간의 두뇌처럼 학습하고 판단하는 AI 기술이다. KISTI는 수치모델 데이터, 레이더 영상, 위성영상, 관측센서 데이터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딥러닝 기술로 해석해 강우량과 태풍진로 등을 예측하는 딥러닝 기술을 개발해 왔다.

강우량을 예측하는 '딥레인'은 기상 레이더 영상을 딥러닝 모델에 적용해 1∼2시간 내에 내릴 강우량을 예측해준다. 레이더 영상은 우리나라 천리안위성과 일본 영상을 활용하고, 예측된 강우량은 고해상도 영상으로 보여준다.

실제, 딥레인 적용 결과, 기존 모델보다 강우량 예측 에러율이 23% 가량 낮아졌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클라이메이트 인포매틱스'에 발표돼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태풍진로를 예측하는 '딥TC'는 기상·기후 예측에 전통적으로 쓰이는 수치모델 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한반도에 큰 영향을 준 매미, 장미 등 10개 태풍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태풍 진로에 영향을 주는 풍속, 강수량, 기압 등 5가지 기상 변수를 선별해 학습시킨 후 기존 모델과 비교한 결과, 오류값이 10분이 1 정도로 줄었다. 두 기술은 공군기상단과의 협업을 통해 내년 군 작전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KISTI는 이와 함께 다채널 위성영상에 딥러닝을 접목, 현재 74.5㎞에 달하는 평균 오차거리를 30∼65㎞로 줄여 태풍의 눈을 탐지하는 시스템(글로브넷)과, 시간별 위성영상을 인식해 향후 영상 변화를 예측하는 '시계열 위성영상 예측시스템(PSlque)'을 개발하고 있다.

송사광 KISTI 재난대응HPC연구센터 박사는 "기상·기후분야는 방대한 양의 위성영상을 기반으로 딥러닝 모델을 설계해야 해 성능을 높이기가 어려운 영역"이라며 "앞으로 딥러닝 모델을 고도화해 국가·사회적 이슈인 미세먼지 등 환경분야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KISTI는 작년말 세계적 인공지능 기업인 엔비디아로부터 GPU 장비를 부상으로 제공 받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딥러닝 솔루션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