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억명 사용 접속프로그램
'중요' 등급 보안 취약점 공개
블리자드, 두달째 해결책 없어
인텔·애플도 해킹 문제 속앓이
'중요' 등급 보안 취약점 공개
블리자드, 두달째 해결책 없어
인텔·애플도 해킹 문제 속앓이
블리자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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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수십억 명의 게이머들이 접속하는 블리자드 배틀넷 프로그램에서 심각도 '중요 등급'의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
최근 인텔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며 유명세를 탄 구글의 화이트해커로 구성된 프로젝트 제로팀 소속 타비스 오만디 연구원은 이날 '블리자드 배틀넷 에이전트' 프로그램에서 해커가 원격으로 게이머 PC에 악성코드를 삽입할 수 있는 취약점을 공개했다.
게이머들이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 오버워치, 디아블로3,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 등 유명 블리자드 게임을 온라인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이 배틀넷 프로그램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에 접속하는 MAU(월간활성사용자수)만 5억명에 달한다.
이 프로그램은 시스템의 로컬호스트 1120 포트를 열어 JSON RPC HTTP 프로토콜 서버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공격자가 'DNS 바인딩' 기술로 인증 시스템을 우회해 악성코드 삽입이 가능하다는 것이 오만디의 설명이다.
오만디 연구원은 이 사실을 지난해 12월 밝혀내 블리자드에 알렸으나 아직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는 "블리자드 측에 사실을 통보하니 대응을 하다 갑자기 연락을 중단하더니 버전 5996 에이전트에서도 단순하고 미흡한 패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블리자드 측은 "문제점을 완벽하게 제거하기 위한 강력한 수정 버전을 개발해 배포할 예정"이라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구글의 오만디 연구원과 지속적인 연락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리자드뿐 아니라 최근 인텔, 애플 등 각자의 영역에서 생태계를 흔들던 굴지의 기업들도 보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세계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인텔은 'x86' 프로세서에서 해킹에 취약한 결함인 '멜트다운'과 '스펙터'가 발견되며 파장이 일었다.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배포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패치)까지 돌발 재부팅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오자 인텔 측은 재부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업그레이드 패치를 곧 출시할 계획이라며 현재 버전의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공지한 상태다.
최근 배터리 성능저하 이슈로 내홍을 겪고 있는 애플도 iOS와 맥OS 등에서 보안 결함을 잇따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IBM 보안연구팀이 중국 샤오미가 자사 스마트폰 등에 적용한 사용자환경(UI) '미UI'(MIUI)에서 원격 조종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각 기업의 후원으로 뛰어난 역량을 지닌 화이트 해커들이 배출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취약점이 발견될 수밖에 없다"며 "사소한 보안문제가 회사를 파산시킬 수 있을 정도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기업들은 제품 개발 과정에서 시큐어코딩 등 보안을 내재화하는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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