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고점 달했다" 관측 논란에
"올해 수요증가·공급부족 지속"
CPU 결함·가상화폐 성장 따른
메모리 수요 추가 증가도 예상
SK 작년매출 첫 30조원 돌파
삼성 실적 포함땐 100조 규모
"올해 수요증가·공급부족 지속"
CPU 결함·가상화폐 성장 따른
메모리 수요 추가 증가도 예상
SK 작년매출 첫 30조원 돌파
삼성 실적 포함땐 100조 규모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거뒀다. SK하이닉스는 25일 작년 연간 매출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 당기순이익 10조64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75%, 영업이익은 319%, 당기순이익은 260%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46%에 달했다.
오는 31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작년 반도체 부문에서만 매출 70조원대, 영업이익 35조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가 작년에 반도체로 벌어들인 매출만 100조원에 이르고, 4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작년 우리나라 실질 GDP가 전년보다 3.1% 성장했다고 밝히며,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숫자로 반도체가 1등 공신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작년 반도체 수출도 사상 최대였다. 996억8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60.2%나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9%대에서 작년에는 17%까지 상승했다. 반도체 수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도 전년보다 15.8% 늘었다.
작년 말부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고점에 달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3%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다수 반도체 업체들과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반도체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D램 수요 증가는 20% 수준이 예상되며, 업계 설비투자가 작년보다 늘어도 공정전환 기간이 과거에 비해 길어지고 웨이퍼 투입량 증가도 제한적이어서 올해에도 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역시 공급부족 상황은 다소 완화되지만 급격한 시장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회사 측은 인텔 중앙처리장치(CPU)의 보안 결함 이슈와 가상화페 성장에 따른 메모리 수요의 추가 증가를 예상했다. 이 부사장은 "(인텔 보안 패치에 따른 성능 저하 이슈가 발생하면) 서버 증설로 트래픽을 보완해야 한다"며 "일부에서는 (버그에 따라) 서버 메모리 수요가 20~30% 더 필요하다고 예측하기도 한다"고 했다. 또 가상화폐 중 이더리움 채굴을 위한 GPU(그래픽처리장치) 수요가 늘면서 PC용 D램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예상치 평균은 매출 36조4372억원, 영업이익 16조6038억원이다. 이는 작년보다 각각 21% 늘어난 숫자다. 업계는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조에 힘입어 올해 실적이 작년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증권가나 반도체 업계 모두 내년까지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의견은 많지 않다.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SK하이닉스의 2019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14조9212억원으로 올해보다 약 1조7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도 내년 반도체 실적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반도체 슈퍼호황을 예측한 전문가가 그리 많지 않았던 만큼 아직 실적 호황이나 고점을 논하기는 이르다"면서도 "그러나 일반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고점과 저점을 반복하는 사이클이 있는 만큼 침체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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