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와 내년 투자 자금이 시장에 많이 풀려 대다수의 창업팀이 투자자를 고를 수 있을 정도로 창업자들에 기회가 많을 것입니다."
지난 25일 서울 역삼동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열린 한국의 주요 벤처캐피털(VC)을 소개하는 '테헤란로 펀딩클럽' 14회 연사로 나선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패스트트랙아시아는 '회사를 만드는 회사', 컴퍼니빌더로 패스트파이브·패스트캠퍼스·소울부스터·스트라입스 등의 파트너 자회사를 성공적으로 창업하고, 투자 전문 자회사인 패스트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직접 스타트업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벤처투자자에서 창업가로 변신했다.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지난 2012년 2월 설립된 컴퍼니빌더형 스타트업 지주회사다. 스톤브릿지캐피털에서 티켓몬스터와 배달의민족, 블루홀스튜디오 등의 기업에 투자를 주도했던 박 대표가 경영을 맡아 사업 아이디어를 직접 발굴하고 경영진을 모집해 공동창업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컴퍼니빌딩은 영화 산업에서 흥행 실패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여러 스튜디오로 나눠 운영하는 모델을 본따 IT나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에 적용한 것으로,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무기로 해당 분야의 스타트업을 창업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지주회사형 컴퍼니빌더는 미국과 중국처럼 큰 시장보다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경제 규모를 가진 여러 국가에서 등장해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스타트업 창업 및 투자 모델"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우리나라 가계 지출의 상위 5개 항목이 의식주와 교육, 건강이라는 점을 고려해 창업 기회를 찾았다. 성인들의 실무 역량 교육을 위한 패스트캠퍼스, 공유 오피스를 전개하는 패스트파이브, 남성용 맞춤형 셔츠 업체 스트라입스와 여성용 맞춤형 속옷 업체 소울부스터 등이 그 사례다.
또 음식 분야의 신선식품 배송 업체 헬로네이처와 맛집 음식 배달 서비스 푸드플라이는 각각 2016년과 2017년 대기업에 매각돼 회수 금액 일부를 지주회사 주주들에게 배당하기도 했다. M&A 엑싯사례를 통해 지주회사형 컴퍼니빌더 모델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패스트트랙아시아는 투자자이면서도 직접 사업을 기획해 키워내는 독특한 존재"라며 "패스트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많은 훌륭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시키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박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500만 명 이상 사용자를 확보할 정도로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각종 비난이나 냉소에 직면하는 것을 본다"면서 "아직 미숙한 기업인 만큼 스타트업을 좀 더 따뜻하고 너그럽게 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종진기자 truth@dt.co.kr
지난 25일 서울 역삼동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발표 중인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