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넘은 'B등급' 아파트 대상
동부이촌동·분당 등 1만7000가구
규제 덜하고 사업 추진속도 빨라
동부이촌동·분당 등 1만7000가구
규제 덜하고 사업 추진속도 빨라
국내 부동산 시장을 이끌던 재건축 사업이 최근 잇단 규제 움직임으로 위축되면서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는 1만7190가구에 이르고 있다.
서울에선 남산타운(5150가구), 동부이촌동 한가람(2036가구)·강촌(1001가구)·이촌코오롱(834가구)·한강대우 (834가구)·이촌우성(243가구), 대치2단지(1753가구), 등촌 부영(712가구), 송파 성지(298가구), 잠원 훼미리(288가구) 등이, 경기에서는 분당 한솔주공 5단지(1158가구), 느티마을 4단지(1006가구), 느티마을 3단지(770가구), 무지개 주공4단지(563가구), 매화공무원 1단지 (562가구) 등이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노후 아파트를 전면 철거한 후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의 뼈대인 내력벽을 남기고 증축·보강 및 구조변경을 하는 방식이다. 리모델링은 준공 15년 이후 사업 추진 가능해 현재 준공 30년인 재건축보다 사업 속도가 빠르며 사업 진행 절차도 복잡하지 않다. 정부가 재건축 사업에 적용하는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나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받지 않으며, 안전진단 적용 기준도 재건축 'D등급'보다 덜한 'B등급'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당 전용면적이 20∼40%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집값 상승효과로 이어져 실수요층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로 준공된 지 16년 차에 접어든 남산타운 아파트는 지난해 리모델링 연한을 채웠다.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설명 총회를 열고 추진준비위원회 설립을 위한 동의를 받을 계획이다. 약 5000가구에 달하는 동부이촌동 한가람·강촌·이촌코오롱·한강대우·이촌우성 등 5곳의 조합은 통합 리모델링 추진준비위원회를 결성했으며, 임시위원장도 선출했다. 조만간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전문가 초빙 간담회와 리모델링 설명 총회를 연 뒤 추진위원회 설립 동의서를 받을 예정이다.
경기권에서 리모델링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한솔주공5단지로, 지난해 8월 리모델링안이 건축심의를 통과해 지난달 주민들을 상대로 평형 신청 설명회를 열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이주가 시작된다. 느티마을 3·4단지와 무지개마을 4단지는 최근 성남시가 수직증축 리모델링 설계안 건축심의를 조건부로 통과시키면서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리모델링 후 일반분양 분양가가 3.3㎡당 1800만∼2000만원은 되어야만 조합원의 추가분담금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욱 더굿경제연구소 부사장은 "재건축 연한 연장, 안전진단 강화 등의 이유로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지만 새집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크다"며 "이 때문에 조합은 재건축보다 수익성은 적지만 사업 추진이 빠른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만큼 평면 설계가 어렵고 커뮤니티 시설 등이 추가로 조성되면 분담금이 높아지는 점, 일반 분양분이 적어 수익성이 낮은 점 등을 유념해 사업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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